LA화재 여파 고가 주택 임대 붐 예고

최소 1~2년은 공급이 수요 크게 밑돌듯… 임대료 폭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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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

최근 발생한 LA 산불로 인해 화재를 모면한 지역의 고가 주택 임대 열풍이 불고 있다.

LA일대 고가 주택 전문 브로커들은 “최근 화재를 면한 지역 내 고가 주택에 대한 임대 문의가 화재 이전에 비해 최소 100%이상 늘었다. 예전과 같으면 많아도 10통이던 전화가 평일에는 100통씩 들어오기도 한다”라며 “특히 화재 피해를 입은 주택 소유주들 상당수가 거주했던 지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비슷한 수준의 주택을 원하고 있다. 생활 패턴이나 자녀 학교 등을 고려할 때 원거리 지역으로 이주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이 주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예전같으면 리스팅에 올릴 생각을 하지 않던 소유주들도 최근 임대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속에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행동으로 이같은 트렌드는 주택화재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불피해를 입은 고가 주택 소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웨스트 우드와 센츄리 시티를 포함한 웨스트 LA와 샌타모니카 비치를 시작으로 베니스와 맨해튼 그리고 뉴포트 까지 이어지는 해안가로 기존 본인거주 지역에서 멀지 않은데다 생활 편의성과 학군 등이 뛰어난 만큼 선호도가 높다.

대다수가 개인 주택을 선호하지만 단기간(1~2년)거주만을 고려해 가구와 기타 편의시설이 완비된 고급 아파트를 문의하는 고객도 많다는 것이 브로커들의 말이다.

LA 일대 고급 아파트 소유업체들은 이에 첫 달 1,000~2,000달러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내걸고 세입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웨스트 LA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 여러 동을 관리하고 있는 한 매니저는 “화재 이전 공실률이 약 7~10% 수준이었는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달 안에 방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임대 시장은 오히려 이전에 비해 호황이다. LA시정부의 정책과 주변 분위기 그리고 도의적인 측면에서 렌트비를 동결하거나 올리더라도 소폭 인상하겠지만 그것보다는 공실을 채우고 좋은 입소문을 내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주택의 매입을 노리거나 완전 전소된 지역에서 신규 개발을 노리고 있다.

피해가 경미한 경우 인하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완전 전소된 경우라도 LA시가 앞으로 수년간 개발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조닝 변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이번 화재로 전소된 주택의 수가 LA시가 허가한 개발(퍼밋)건수를 넘는 만큼 신규 개발의 수요가 크다는 것이다.

한편 대대적인 인구 유출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재산 피해가 워낙 크고 향후 보험료 폭등 등이 예상되는 만큼 보상을 받더라도 이전 생활 수준을 회복하기 힘든 소유주들이 대부분이며 이에 따라 타 지역으로의 이주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대다수의 주택들이 주택 보험 외의 화재나 홍수 산사태 보험 등에는 가입되어 있지 않거나 갱신이 거부된 만큼 보상액이 실제 피해 액수에는 크게 못 미칠 수 밖에 없어 고소득 층 중에서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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