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로맨티스트? “내 삶은 보다 단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이자 로맨티스트 ‘유준’을 연기한 배우 도경수를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컴퍼니수수 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제가 실제로 피아노를 안 쳤는데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진 게 신기했다. 지인들 중에서도 ‘너가 진짜 친거야?’ 묻는 분들이 많다. 연기가 자연스러웠구나 싶어서 안도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주인공 유준을 연기한 배우 도경수를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개봉까지 5일을 남겨두고 언론 및 VIP 시사를 통해 관람평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도경수는 극중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역을 연기해야 해서 상당한 부담감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제가 가수니까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 있을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더라. 그런데 사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 피아노도 바이엘도 쳐 본적이 없어서 현장에서 피아노의 소리가 아예 안났으면 싶기도 했다. 엉뚱한 음을 내면서 연기는 잘 치는 것처럼 해야하니까 솔직히 민망했다.”
다만 생활 연기와 멜로 연기는 그동안 못했던 연기에 대한 갈증도 풀고,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경수는 “지금까지 맡아왔던 배역들이 대부분 상처가 있는 인물들”이라며 “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 멜로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걱정했던 부분도 있었다. “생각보다 무덤덤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도경수가 서유민 감독이 원한 ‘간지러운’ 감정을 한 번에 표현해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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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들이 좀 책같은, 일상생활에서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던가? 싶은 느낌이 있었다. ‘너 위해 연주할게’ 이런 말 사실 안 하지 않나. 보통은 ‘널 위해 연주할게’ 라든지, ‘너를 위해 연주할게’라고 하니까. 그렇지만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게 작품에 녹아든 감성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숙제같이 느껴지는 부분은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답을 찾았다.”
유준이란 캐릭터는 배우 도경수의 본체보다 더 뜨거운 감정을 가진 인물이다. 유준은 친구같은 아빠, 촉망받는 한국 대표 피아니스트란 커리어도 모두 포기한 채 사랑하는 오직 한 여자를 위해서 달려간다.
도경수는 “결말은 솔직히 제 성격과 맞지 않다”며 “실제로 그 정도로 열정적이게 사랑에 올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렇진 않다. 나에게 이 작품은 일종의 판타지”라고 말했다.
애틋한 멜로 판타지의 남자주인공으로 스크린에 나타날 도경수의 일상 생활 역시 생각보다 매우 현실적이다.
“작품할 때, 무대에 설 때를 제외하고 평소엔 그냥 혼자 앉아서 요리 유튜브 보는게 전부다. 일상 속에서 그렇게 애틋한 사랑의 감정은 잘 느끼지 못한다. 바라는 건 별게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한 정신으로 바르게 사는 것 뿐이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는 퓨전 한식을 내세운 나만의 식당을 내보고 싶다. 요즘 식당 운영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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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는 그럼에도 이 영화를 지금 현재 썸을 타고 있는 한국의 청춘남녀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원작에선 상륜이 샤오위에게 직접적으로 대시하는 부분이 없는데 유준이는 정아에게 완전히 푹 빠져서 달려간다”며 “유준과 정아가 같이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고양이 춤’을 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을 시작하는 장면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커플들이 따뜻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