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트럼프’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트럼프 밈(meme)’으로 인정한 ‘오피셜 트럼프’가 40달러선을 이탈했다. 상장 직후 최고가 대비 46%가량 감소한 가격대다.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가상자산인 만큼 이해 충돌 우려가 거듭 제기된다.
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오피셜 트럼프’는 24시간 전 대비 5.15% 하락한 37.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체 가상자산 중 하락 폭은 9위다. 오피셜 트럼프는 상장 후 지난 20일 74.59달러까지 치솟은 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4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2년 대형 거래소 FTX 파산 이후 공들여 구축해왔던 가상자산 신뢰성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밈 코인 흥행으로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오피셜 트럼프 유통량의 80%는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 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영부인 멜라니아 코인도 발행됐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20일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공식 멜라니아 밈(Official Melania Meme)이 출시됐다. 여러분은 ‘$MELANIA’를 지금 살 수 있다”며 해당 코인의 홈페이지를 링크해 게시했다. 이 코인은 거래 시작과 함께 매수자들이 몰려들면서 1개당 가격이 금세 8달러를 넘어섰다.
가상화폐 리서치업체 메사리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라이언 셀키스는 본인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이지만 멜라니아 코인 출시를 조언한 참모를 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멜라니아 코인이 나오자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그들(참모)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돈과 호감도를 쓰도록 했다”면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익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업계 안팎에서 이해 충돌 등 윤리적 비판이 나온다.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명백한 부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 관련 리드래그리포트를 발행하는 마이클 게이드는 “전반적으로 혐오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취임 직전 사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전체 업계 생태계를 조롱하는 상황에서 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봤다.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이자 민주당 지지자인 마크 큐번은 “사람들이 밈 코인을 가상화폐 산업의 기반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규제에 앞장섰던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물러나고 가상화폐 친화적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하는 가운데, 최근 솔라나·리플 등의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SEC에 신청된 상태다. 이날 금융업체 렉스파이낸셜과 오스프레이펀드는 SEC에 트럼프 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ETF 승인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