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줘도 안팔래요” 한남4구역 ‘래미안’되자 매물이 사라졌다 [부동산360]

한남4구역, 집 팔겠다던 조합원들도 매물 ‘쏙’


서울 최대 재개발사업장인 한남뉴타운 4구역 현장. 홍승희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뛰어난 사업성으로 활발히 거래가 이뤄지던 한남4구역에서 매물이 씨가 마르고 있다. 애초에 소유한 물건을 팔려던 조합원도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매도 우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로 불리는 한남뉴타운에서 삼성물산의 첫 수주지로 한남4구역이 결정된 만큼,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남4구역에서 대지 71.81평짜리 단독주택 매물이 51억원에 시장에 나왔다가 ‘거래 보류’ 상태로 전환됐다. 매물을 팔려던 집주인이 마음을 바꾼 것이다. 물건에 대한 매수 문의는 지속적으로 오지만, 중개인은 거래가 완료됐다고 안내 중이다.

해당 단독주택은 권리가 기준으로 한강뷰의 53평과 25평짜리 아파트 두 채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급매 물건이다. 초기투자금이 30억원만 있으면 임차인보증금 6억원, 월세 105만원 등을 승계해 진입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물건은 아파트 두 채를 받고도 1억7000만원 가량의 환급이 예상된다. 두 아파트를 모두 팔았을 때 향후 예상되는 수익은 4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집주인은 한남4구역의 시공사가 삼성물산으로 선정되고 나서 해당 물건을 팔지 않기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한다.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제 업계 1위로 시공사가 선정되고 나서 매도인들이 물건을 다 도로 집어넣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합동설명회에서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앞서 지난 18일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 투표를 통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총 65.7%의 동의율을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삼성물산은 한남뉴타운 중심부에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으로 프리미엄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조합원 100%가 한강 조망권을 가지도록 짓겠다고 약속했다.

한남4구역 주민들은 삼성물산의 한남뉴타운 진출로 들떠있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한남’이 지어지는 한남3구역과 차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돼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래미안의 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된 이후에 물건이 안 나온다”며 “그나마 나온 물건도 1~2억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는 한남뉴타운의 다른 구역과는 대조적이다. 한남5구역은 한강뷰 43평짜리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물건이 두 개나 각각 33억원, 38억원에 나와있다. 반면 한남4구역의 경우 같은 평형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매물이 40억에 나와있다. 가격도 더 비싸고, 매물도 적지만 매수문의는 더 많다.

전문가들은 한남4구역의 시공사가 삼성물산으로 결정되면서 한강을 두고 맞은편에 자리잡은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와의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래미안원베일리의 국평 최고가는 60억원 수준”이라며 “한남뉴타운 중심부에 삼성 아파트가 지어진다면 건너편 원베일리의 80~9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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