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독일 아샤펜부르크에서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미자의 칼부림 사건으로 2살 아이 등 2명이 숨진 공원에 양초와 꽃이 놓여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민자들의 잇단 흉악범죄로 난민 송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독일에서 이번엔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의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독일이 충격에 빠졌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5분쯤 독일 서부 아샤펜부르크 시내 한복판에 있는 쇤탈공원에서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28)이 흉기를 휘둘러 2세 남아와 41세 남성이 사망했다. 또 다른 2세 여아와 61세 남성은 중상을 입었다.

당시 공원에는 어린이집 유아 5명이 인솔교사와 함께 나들이 중이었는데, 용의자는 유아들을 공격하다가 이를 저지하는 행인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용의자는 철로를 가로질러 도주하다가 범행 12분 만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지난 2022년 11월 독일에 입국한 뒤 폭력 범죄로 최소 3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12월 망명신청을 스스로 취소해 절차가 중단되고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밝혔다.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부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아샤펜부르크에서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칼부림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독일은 최근 외국인들의 흉악 범죄가 잇따르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마켓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가 차량을 몰고 돌진해 6명이 숨졌고, 같은 해 8월에는 졸링겐의 지역축제장에서 시리아 국적자가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사망했다. 또 같은 해 5월에는 만하임의 광장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반이슬람 운동가들을 공격하다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을 살해한 바 있다.

독일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에 대해 망명 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고국 치안을 고려해 체류를 허가해 왔다.

그러나 난민을 돌려보내라는 요구가 들끓자 지난해 8월 범죄를 저지른 아프가니스탄 난민 28명을 본국으로 추방했고, 최근에는 바샤라 알아사드 정권 붕괴로 시리아에 과도정부가 들어서자 피란민에게 정착지원금 1700유로(254만원)를 지급하며 귀국을 독려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당국은 범인이 어떻게 독일에 계속 머물렀는지 전력을 다해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독일은 다음 달 23일 치러질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이민과 망명 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재이민’ 등 강경한 극우 정책을 드러낸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율은 22%로 치솟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