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별방문단 방중 추진…러시아 다음 순서
중국, 적극적인 소통 메시지…“유리한 조건 축적”
전문가 “정파적 언급 어이없어해…냉정함 필요”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미중관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대중외교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가 실종된 상황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대중외교 논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국회 특별방문단 파견 또한 순위에서 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 매체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중국 간첩이 체포됐다는 등 근거 없는 음모론이 퍼지고, 정치권이 반중 정서를 부추기기 시작하면서 대중외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특별방문단은 최근 미국과 일본에 방문했지만, 중국 방문은 논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추진 중”이라고만 답했다. 특별방문단을 러시아에 먼저 파견한 뒤에 중국에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 현안을 살피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대중외교 회복과 관련한 논의는 없다. 외통위 의원실 관계자는 “대중 외교 회복 이야기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목소리 자체가 안 나온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을 향해 지속적인 친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는 최근 있었던 신년 및 대사 취임 리셉션 연설에서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양국이 중요한 고위급 교류를 진행하고 양자 관계 발전을 이끌어갈 중요한 기회”라며 “우리는 한국과 소통·협력을 강화해 공동으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위한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루 리마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시진핑 국가주석도 “양국의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고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며, 상호 성취와 공동 발전에 힘써야 한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환영한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1월 APEC 회담에 시 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중국과 관련한 정파적인 논쟁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일례로 최근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계엄군과 주한미군이 선관위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을 붙잡았다는 내용이 보도돼 보수 성향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선관위가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주한미군이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지만,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에선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서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이 있다’는 등 발언이 나오면서 정치권이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장은 “미국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전혀 무익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협력하고, 경쟁하고, 대결하는 차원에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냉정하게 양쪽 다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국내에서 반중 정서가 커지고, 대내외에 이같은 모습이 비치면 우리나라가 미중갈등에 대응해 어떤 전략과 방침을 취해도 주목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문 소장은 “자꾸 정파적인 언급이 나오니 중국 쪽에서 어이없어하는 분위기”라며 “적어도 정치권 고위 지도부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 여러 면에서 미국과 중국 문제를 균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