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측 석동현 변호사.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가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로 구속된 시위대를 두고 “시민들이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두둔했다.

석 변호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자신을 지목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히면서 “서부지법 사태에 관련돼 조사받는 시민들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부지법 사태로 조사받고 있는 시민들의 분노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줄곧 시위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석 변호사는 “폭력 행사는 절대 반대하지만, 이번 사태의 계기가 된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의 불법 수사 및 판사 쇼핑, 그에 대한 서부지법의 대처 및 전후 경과 등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시민들이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제가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해 그분들 변호에 나서기가 힘든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많은 변호사 님들이 그분들을 성의있게 변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석 변호사는 장 의원을 고소한 데 대해서는 “배후 선동 프레임으로 윤 대통령이나 변호인들을 위축시키겠다는 악의에 선을 긋고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에 반발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로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건물 외벽이 폭동으로 인해 파손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앞서 장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 판사실로 쳐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법원의 내부 구조를 모르면 (판사실의 위치를) 절대 알 수 없다”며 “배후가 있거나 사전 모의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석 변호사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직전인 지난 19일 새벽 1시 서부지법 인근 호프집에 머물렀다고 밝히면서 “변호사가 무슨 할 일이 없어서 새벽 1시에 호프집을 갔는지 모르겠는데 ‘함께 동석했던 사람들 중에 (법원에) 난입한 사람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석 변호사와 주변인들이 폭동을 선동했다면 충분히 배후설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석 변호사는 장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하고, 1억원의 손해배상과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한편 경찰은 서부지법 난동 가담자 90명을 체포했고, 이 가운데 총 58명이 구속된 채 수사를 받게 됐다. 시위대가 대다수 구속되자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법률대리인인 유승수, 이하상 변호사 등은 변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