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폭스뉴스와 첫 백악관 인터뷰
4건 형사기소 당한 ‘사법부 무기화’ 맹비난
“그들은 겪지 말아야 한다 말 못해” 보복 가능성
바이든 향해 “나쁜 참모진을 뒀다”
“틱톡금지법, 그렇게 중요하냐”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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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폭스뉴스 방송화면]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언론과의 첫 백악관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 사법리스크에 대해 “4년간 지옥을 겪었다”며 ‘보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나쁜 참모진을 뒀다”며 맹비난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처음 가진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너티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약 60분동안 진행된 사전녹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과 틱톡 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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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처음 가진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너티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폭스뉴스 방송화면] |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초반부터 미국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뒤에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행사한 선제적 사면에 대해 의회가 조사하도록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의회가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나는 이 쓰레기들에 의해 4년간 지옥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수백만 달러를 법률 비용으로 썼고, (송사에서) 이기긴 했지만 어렵게 해냈다”며 “그들은 그것을 겪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기는 정말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이 대선 불복, 퇴임 시 기밀자료 반출 등과 관련해 4건의 형사기소를 당한 것을 바이든 전 대통령의 ‘법무부의 무기화’에 의한 부당한 탄압으로 간주했다. 이는 바이든 측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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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대통령 시민 메달 수여식에서 지켜보고 있다. [EPA] |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해 “이 사람은 모두에게 사면을 해 줬는데, 웃긴 것은, 어쩌면 슬픈 것은, 그는 자신은 사면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그것(사면 이유)을 본다면 그것은 모두 그(바이든)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본인이 처벌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변 인물에 대해 선제적 사면을 했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퇴임 직전 공화당 내에서 ‘반(反)트럼프 인사’로 찍힌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등과 함께 자신의 남동생 및 여동생 부부 등에도 선제적 사면 조치를 했다. 또 지난달에는 불법 총기 소지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차남 헌터를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매우 나쁜 참모진을 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아프가니스탄 철군 방식 등에 대해 참모들로부터 “나쁜 조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에 대해서는 “(미국 지분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 19일이 시한이었던, 중국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 틱톡금지법의 시행을 자신이 행정명령을 통해 75일간 유예했다.
미국 의회가 작년 제정한 ‘틱톡 금지법’ 대해 “중국이 (미국의) 젊은 사람, 젊은 아이들을 염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틱톡 금지법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그들은 (스파이 활동에 쓸 수 있는) 휴대전화도 만들고, 여러분들의 컴퓨터 등 수많은 것들을 만드는데, 그것이 더 심각한 위협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을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의회 폭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로 취급받았다”며 “그들이 거기에 있었던 이유는 선거가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투표에 항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로스앤젤레스(LA) 산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지난 4년간 맡은 바 일을 해내지 못했다”며 “나는 차라리 주(州)들이 그들 자체의 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재난 발생시 연방 차원의 기금 제공 등을 중단하고 각 주가 자력으로 대처하도록 하는 구상을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임기 중인 작년 허리케인 등이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남부 지역 주들을 강타했을 때 FEMA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인터뷰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한 후 처음 개별 언론과 심층 인터뷰를 한 것이다. 인터뷰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의 질문을 끊거나, 물어보려는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자신의 답변을 거듭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