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 매각 마무리…스페셜티 소재개발 속도

주총서 효성티앤씨 양도안건 통과
부채비율 9779% 효성화학 위기에
매각금 활용 부채비율 낮출 계획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를 같은 그룹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9200억원을 확보한 효성화학은 유동성 확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효성화학은 23일 서울시 서초구 효성반포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특수가스 사업부인 네오켐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양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사업 양도로 효성화학은 9200억원을 확보했다. 같은 날 효성티앤씨는 서울시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임시 주총을 진행,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특수가스 사업은 효성화학의 미래 먹거리로 꼽혔다. 특수가스 사업에서 생산하는 삼불화질소(NF3)의 성장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NF3의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연간 12.2%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매각한 것은 자금 운영에 숨통을 틔기 위함이다. 효성화학은 조 단위로 투자한 베트남 공장의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적자에 머무르고 있다. 계속된 적자에 효성화학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779%까지 치솟았다. 제조업체 부채비율 마지노선인 200%를 훨씬 웃돈다. 효성화학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한시라도 빨리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이사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효성화학은 지난 3년간 석유화학 불황으로 초래된 급격한 재무구조 악화로 성장이 아닌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전한 재무 구조 없이는 안정적 사업 구조의 확보가 불가능하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생존도 보장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효성화학은 사업 매각금을 통해 재정 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건종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2025년도 화학산업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부채비율을 세 자릿수, 앞자리는 1이 되는 정도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추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휴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페셜티 소재 개발에도 집중한다.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셜티 제품은 위기를 벗어날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건종 대표는 “기존 사업은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더 큰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인다. 이번 인수를 통해 효성티앤씨의 NF3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3500톤에서 1만1500톤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선두인 SK스페셜티(1만3500톤)에 이어 2위 NF3 공급업체로 거듭난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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