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 족쳐야 한다’니…‘복귀 의대생 블랙리스트’ 가해 학생 엄정 조치” [세상&]

서울대 의대 개강 일부 학생 참여하자 ‘신상 유포’
교육부 “가해 학생 엄정 조치” 40개 의대에 당부


교육부가 학교 수업에 복귀하거나 복귀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의 신상이 유포되는 사례에 대해 “집단 괴롭힘에 엄정 대응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교육부가 학교 수업에 복귀하거나 복귀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의 신상이 유포되는 사례에 대해 “집단 괴롭힘에 엄정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24일 공지를 통해 “수업 복귀를 희망하거나 복귀한 학생의 명단을 유포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강요·협박하는 등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학생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라며 “가해 학생들은 학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을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의과대학 학생보호신고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안내해 달라”라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최근 2~3일 동안 ‘메디스태프’ 등 온라인에 서울대, 인제대에서 수업 복귀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신상이 유포되는 피해 사례가 접수돼 이를 엄정하게 수사해 줄 것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해 6월부터 9월 사이 온라인상에서 복귀 의료인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2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촉발된 이후,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의 명단이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게시된 것을 시작으로 복귀 의료인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가 이어져 왔다.

지난해 6월 병원에 복귀한 의사 현황 리스트가 메디스태프에 게시됐으며, 같은 해 8월에는 ‘감사한 의사 명단’이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현장에 남은 의사들의 명단을 정리한 블랙리스트가 게시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일 서울대 의대 개강 첫날 학생 70여 명이 출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메디스태프 이용자들은 복귀한 의대생들에게 ‘잡아 족쳐야 한다’, ‘돌아간 30%를 빨리 잘라내고 고립시켜야 한다’, ‘뿌리까지 뽑아버려야 한다’, ‘매국노다’ 등 악의적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학 의사를 밝힌 인제대 의대생들도 명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되면서 복학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휴학 기간은 재학 중 통산 4학기를 초과할 수 없다는 학칙에 따라 복학 의사를 밝혔음에도 블랙리스트로 인해 수업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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