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정리규모 12월말 목표치 80%
이복현 “옥석 가리기로 정리 촉진”
정원주 회장 “주택·금융 안정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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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전 금융권 PF 사업장 합동 매각설명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김승배(앞줄 왼쪽부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한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연합] |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부실채권 매각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경·공매를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조성한다. 최근 PF 사업장 정리 속도가 둔화돼 지난해 말 목표치 80% 수준에 그친 가운데, 건설업계와 금융권에서는 플랫폼 구축 이후 거래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PF 사업장 매각 활성화를 위한 전 금융권 합동 설명회를 찾아 “금융회사는 잠재된 부실을 적시에 해소하고 정상 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며 “금융당국과 전 금융권은 정리·재구조화 사업장 중 매각을 추진하는 사업장에 대한 정보를 잠재 매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정보공개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PF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PF 매각 물건에 관심이 있는 시공능력 100위 이내 중견 건설사 26곳과 약 200여명의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 원장은 그간의 PF 부실 정리 경과에 대해 “PF 연착륙을 예정대로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판별한 정리대상 사업장이 시장 눈높이에 맞는 적정 조건에 매각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다시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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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실 사업장 정리 속도는 둔화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리 완료된 물량은 작년 9월 말 기준 1조2000억원, 10월 말 2조4000억원(누적)으로 배이상 늘었으나 11월 말에는 2조9000억원, 12월 16일 기준으로는 3조5000억원 등으로 증가폭이 감소하는 모습이다. 이는 12월 말까지의 정리계획(4조3000억원) 대비 81.4%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정리 속도가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시 한번 정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를 긴밀히 연결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 조건에 매매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인 플랫폼은 9개 업권별 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전 금융권 매각 추진 PF 사업장 내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건설업계도 이번 플랫폼을 통해 PF 거래가 활발해지면 건설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이번 설명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상설화돼 매각자와 수요자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주택시장과 금융 환경이 동반 안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이번 플랫폼 출범으로 보다 적합한 수요자를 찾을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개별 금융회사가 한정된 매수자를 통해 사업장 매각을 추진하다보니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수의 매수자에게 사업장 정보를 노출시켜 정리가 촉진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PF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금융사들의 결단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거래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팔리는 가격’에 내놓아야 하는 경영진의 결심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