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채권 정리규모 증가에도
신규 연체 발생액 함께 늘어
지난해 11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동월 기준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거리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11월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동월 기준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늘었지만 신규 연체 발생액도 함께 증가한 영향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11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2%로 전월 말(0.48%) 대비 0.04%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06%p 오른 것으로 동월 기준으로 2018년 11월 0.6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1월 중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조원으로 10월(1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신규연체가 2조8000억원 발생하며 동일한 규모로 늘었고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월중 신규연체율은 0.12%로 10월 대비 0.01%p 상승했다.
통상 분기말, 연말에는 은행의 연체채권 정리 확대 등으로 연체율이 큰 폭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작년 12월 말 기준 연체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금융감독원 제공] |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나란히 올랐다.
먼저 지난해 1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로 10월 말 대비 0.04%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03%)은 0.01%p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5%)은 0.05%p 올랐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각각 0.78%, 0.71%로 전달 대비 0.04%p, 0.0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도 0.38%에서 0.41%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10월 말보다 0.02%p 오른 0.27%를,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이 0.06%p 상승한 0.82%를 각각 기록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 연체율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인 0.78%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측은 “향후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부문에 대한 충당금 적립 확대 등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고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