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민감한 2030, 구매력 자극
연계 구매효과 커 수익성 제고 도움
GS25 모델이 영미권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음료 ‘프라임 하이드레이션’을 들어보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
편의점업계의 ‘단독’ 경쟁이 국내를 넘어 해외 제품으로 번지고 있다. 해외 유명 유튜버가 유행시킨 제품을 한국에 들여와 트렌드에 예민한 MZ세대의 발길을 붙잡는 전략이다. 해외 인기 제품은 연계 구매효과가 커 수익성 제고가 숙제인 편의점엔 ‘일석이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3월부터 스포츠음료 ‘프라임 하이드레이션’ 4종을 단독 판매한다. 프라임 하이드레이션은 구독자 2000만명이 넘는 해외 유튜버 KSI와 로건 폴이 공동으로 론칭해 영미권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킨 제품이다. 지난해 11월 사전예약행사에서 1만2000개가 매진되며 인기를 확인했다. 빗발치는 입고 요청에 GS25는 22일 선도입물량 6만6000개를 매장에 풀었다.
편의점업계는 지난해에도 해외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탄 제품을 경쟁적으로 들여왔다. 구독자 3억명 이상을 보유한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가 만든 ‘피스터블 초콜릿’이 대표적이다. 1개 8000원으로 싸지 않지만 해외 유튜브와 국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호응을 얻었다. CU는 지난해 9월 국내 판매를 시작해 12월까지 20만개를 팔았다.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GS25에서는 한 달 반 만에 30만개가 넘게 나갔다.
지난해 두바이초콜릿 열풍도 편의점업계가 주도했다. CU는 공식 수입 전인 지난해 7월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5개월 만에 260만개가 판매됐다. 구매연령층의 84.4%가 30대 이하였다.
▲올해 초 CU가 출시한 ‘수건 케이크’ [BGF리테일 제공] |
올해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첫 주자는 ‘수건 케이크’다. CU·GS25·세븐일레븐이 잇달아 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해외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대응속도가 생명이기에 한국식으로 재해석하는 제품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는 편의점의 주요 타깃인 MZ세대를 위한 행보다. 20·30대는 사회초년생, 직장인으로 구매력이 있으면서 1~2인 가구가 많다. 두바이초콜릿부터 스웨디시 젤리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해외 디저트 유행에도 민감하다.
브랜드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은 편의점 특성상 ‘유인책’이 필수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GS25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프라임 하이드레이션’ 사전 예약에서 30대 이하 고객비중은 74%였다. 20대 이하 구매고객은 38%, 30대 고객이 36%를 차지했다.
고객 유인수단을 넘어 연계 구매 효과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초콜릿을 사러 편의점에 오면 음료나 커피 등 연계 소비가 이뤄진다”며 “이런 부분이 매출 증가와 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5만 시대’에도 수익성 제고 때문에 속앓이 중인 편의점 업계엔 딱 맞아떨어지는 전략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6조4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기록하며 1% 감소했다. GS리테일의 GS25도 지난해 3분기 매출(2조3068억원)은 전년 대비 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729억원)은 전년 대비 5.1% 줄었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