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이라 친척 만나기 부담돼요” 긴 설연휴를 잊은 그들 [세상&]

긴 설 연휴에도 노량진 가는 수험생들
연휴 단기 알바 구직에도 ‘반짝’ 몰려


설 연휴 휴무를 알리는 노량진 일대의 한 식당 안내문. 총 9일의 연휴 중 이틀만 휴무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단비 같은 9일 간의 설 연휴로 한껏 고조된 들뜬 분위기 가운데 설은 잊은 사람들이 있다. 노량진의 수험생, 설 연휴 기간에도 돈을 벌기 위해 단기 알바를 찾아 나서는 이들이다.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 일대에서는 다가오는 긴 연휴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7·9급 공무원 준비생들이 몰리는 한 학원에는 연휴기간 동안 시간표에 특강을 빼곡하게 구성했다. 또 노량진 수험생들이 몰리는 학생들이 체력 관리 헬스장도 설 당일인 29일만 휴무라고 안내문을 써붙였다.

학생이 몰리는 한식 뷔페 식당은 ‘단 이틀’만 쉬겠다고 공지도 눈에 띄었다. 한식 뷔페 식당 사장 A 씨는 “연휴 때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들쑥날쑥 하긴 하다”면서도 “연휴 중 평소처럼 손님들이 몰리는 날도 많기 때문에 연휴 기간 이틀만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량진 거리에서 만난 한 경찰공무원 준비생 B(25) 씨는 “연휴 동안 학원 수업이 없긴 하지만 독서실이라도 나올 계획”이라며 “해야 할 공부도 많고, 아직 준비생인 상태로 친척을 만나기도 껄끄럽긴 하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6시께 노량진 일대의 한 골목. 이영기 기자.


외무영사직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수험생 C(27) 씨도 “연휴 기간에도 학원에 쭉 나올 것 같다”며 “당일에는 주변 식당도 문을 닫던데, 도시락을 싸서 올 계획”이라고 했다.

연휴 기간 돈을 벌기 위해 나서는 이들도 있다. 최근 알바구인 플랫폼에 단기 알바 구직자가 몰리고 있다.

알바천국이 최근 알바생 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66.5%는 설 연휴에도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판매 업종 알바생의 경우 78.4%가 쉬지 않고 일한다고 답했다.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외식·음료 업종에선 74.9%가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서비스 74.4%, 운전·배달 72.2% 순을 기록했다.

설 연휴에 맞춰 단기 알바에 뛰어드는 이들도 많았다. 현재 알바를 하지 않는 10대~50대 이상 개인회원 가운데 ‘설 연휴 중 알바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자 270명을 추가 조사한 결과 절반 넘는 비율인 54.4%(복수응답)가 단기로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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