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국까지 더해 11개국 수출 목전…한화 ‘K9 자주포’ 해외 러브콜 이유는? [비즈360]

K9 자주포 베트남 수출 목전
성능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 높아
구매국가 요청에 따라 맞춤 제작도 진행
K9 자주포 활약에 한화에어로 수주잔고 30조
미국 수출에 도전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유럽와 아프리카 등을 넘어 공산권 국가에도 K9 자주포 수출이 임박했다. 우수한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 맞춤형 수출 전략를 앞세워 수출 영토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더 나아가 K9 자주포의 미국 수출에도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물량은 K9 자주포 약 20문, 금액으로는 3억달러(4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9의 베트남 진출은 공산주의 국가로의 사상 첫 K-방산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한국 방산 업계는 암묵적으로 공산주의 국가와는 거래를 자제했다. 하지만 중국과 지정학적 갈등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이 K9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베트남 수출이 성사될 시 K9 자주포 운영 국가는 11개로 늘어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1년 K9 자주포를 튀르키예에 공급하면서 첫 수출 성과를 이뤘다. 이후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 등으로 수출 영토를 확장했다.

석종건(앞줄 왼쪽 세번째) 방위사업청장와 리처드 말스(앞줄 가운데) 호주 국방장관, 사이먼 스튜어트(앞줄 왼쪽 첫번째) 호주 육군 참모총장, 손재일(앞줄 오른쪽 두번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등이 H-ACE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K9 자주포 인기가 치솟는 이유로 가성비가 꼽히고 있다. K9 자주포는 1시간 동안 최대 180발의 지속 사격 능력을 갖출 만큼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영하 30도는 물론 영상 50도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하는 등 어떤 환경에서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독일 자주포 PzH2000과 비교했을 때 최대 사거리(40㎞)는 같고 최고 속도 등에선 K9 자주포가 우위에 있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함에도 경쟁사 자주포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 자주포의 경우 추가되는 성능에 관계 없이 비싼 가격을 요구하지만, K9 자주포 가격 옵션은 다양해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혀 준다”고 말했다.

맞춤형 제작도 인기 비결 중 하나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원제품 수출만 고집하지 않고 있다. 구매국가의 요구가 있을 시 K9 자주포를 개량하고 있다. 호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호주군 요청에 맞춰 개량된 AS9는 기존 K9 자주포와 비교했을 때 후면에 차량 내부 냉방을 위한 별도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장갑재 등도 추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AS9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호주 현지에 자주포 전용 생산공장인 H-ACE를 준공했다. H-ACE는 한국 방산업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이다.

신현우(왼쪽 다섯번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월터 샤프(왼쪽 네번째)·커티스 스캐퍼로티(왼쪽 여섯번째)·로버트 에이브럼스(오른쪽 두번째)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연이은 수주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잔고는 지난해 9월말 기준 30조원에 육박,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K9 자주포의 다음 목표는 미국 진출이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지 방산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보 규제가 까다로워 다른 해외 방산기업들에 난공불락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국방비 예산을 확대할 시 해외 방산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K9 자주포의 미국 진출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창원 사업장에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이 방문했을 당시 K9 자주포 장점을 설명했다. 생산라인을 둘러본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은 한 목소리로 “K9은 미군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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