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설 연휴 때 맡기는 이유는 다양한데 이 중 국내에 있는 고향을 방문하기 위한 게 대표적이다. 사진은 보호자가 고양이 반려동물 호텔 속 보호 고양이를 안은 모습. [캣츠아일랜드 ]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설 연휴에 해외·고향에 가는 분들은 석 달 전에 예약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섯 달 전에 예약하시는 분도 있을 정도예요.”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24일) 오후 3시께 서울 양천구에 있는 캣츠아일랜드의 원장 우현진(35)씨는 설 연휴 때만 되면 “퇴근할 수 없을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반려동물을 맡긴 뒤 고향·해외를 가려는 이들이 쉴 새 없이 찾아와서다.
우씨는 “이번주에 가장 많이 한 말은 ‘죄송하다’ ‘예약이 이미 다 마감됐다’였다”며 “10년 동안 이곳을 운영하면서 평소에는 방 10개 정도가 차는데 설 연휴 때는 항상 방 17개가 꽉 차서 오히려 거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설 때도 이미 방이 다 차 있는 상태고 오늘만 해도 벌써 방문·전화 예약을 20건 넘게 거절해야 됐다”고 했다.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이 28.2%에 달한 가운데, ‘반려동물 1000만 인구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에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고양이를 반려동물 호텔에 맡기는 등 활황을 띄는 모양새다.
25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전날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서울 소재의 반려동물 호텔 곳곳에서 반려동물을 맡기러 온 보호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한 보호자는 고양이와 작별하며 “금방 다녀올게 4일만 기다려”라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설 연휴 두 달 전에 예약한 이들이 대부분으로, 연휴가 임박했을 때 전화·현장 예약에 실패해 돌아가는 이들도 보였다. 한 보호자는 강아지를 안고 호텔을 찾아왔으나 방에 가득 찬 강아지를 보고 ‘헛걸음했다’며 돌아가기도 했다.
반려동물을 설 연휴 때 맡기는 이유는 다양한데 이 중 국내에 있는 고향을 방문하기 위한 게 대표적이다.
김모(33)씨는 “이번 설에는 고향인 거제도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올 예정”이라며 “키우는 고양이가 두 마리인데 가격이 1박에 3만원 정도라 합리적이기도 하고 관리해주는 사진과 영상을 따로 메신저로 보내주니 안심돼서 연휴 때마다 맡기는 편”이라고 했다.
한 보호자도 “가족여행을 안 가다가 7년만에 가족여행 가서 맡기게 됐다”며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가격, 주변의 평을 모두 보고 맡기게 됐다”고 전했다.
설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가는 이들도 자연스레 반려동물 호텔로 발걸음을 옮긴다.
박보경(26)씨는 “설 연휴에 일가족 5명과 일본 도쿄에 갈 예정이라 5일간 맡기게 됐다”며 “원래 고향에 내려갈 때는 강아지를 데리고 가거나 주변에 맡겼지만 해외로 가게 돼 호텔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행기는 1달 전에 예약했는데 반려동물 호텔은 두 달 전께 어렵사리 예약을 잡았던 것 같다”며 “오전 9시께 오픈하자마자 호텔을 찾았는데 이미 2~3가족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30대 이모씨도 “설이나 명절에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수 없어서 호텔에 맡겼다”며 “이번에도 2박3일간 일본에 다녀올 예정이라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경아(45) 스쿨오브독 원장은 “보통 설 연휴를 포함한 명절에는 평소 매출의 3배 정도로 뛴다”며 “명절 전후로 2박3일 예약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교통 상황으로 차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긴 경우 반려견이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고 해외여행, 음식 준비 등으로 인해 호텔을 이용하는 것 같다”며 “3개월 전부터 예약 전화를 받는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