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 봐, 귀엽지?” 자랑사진 속 충격적 비밀…진짜 예상도 못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천진난만한 표정의 강아지 사진 한 장이 800억원에 가까운 규모인 마약 밀수를 시도한 범죄 조직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주목된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법원은 지난 2022년 호주로 마약을 밀매하려다가 붙잡힌 슈테판 발도프(64)와 필립 롤슨(63)에게 약 120만 파운드(약 21억원)의 수익 반환을 명령했다.

이들은 3개월 내 이 금액을 납부하지 않으면 징역이 더 추가될 상황에 처했다.

이들은 어떻게 붙잡히게 됐을까.

시간을 반대로 돌려 지난 2019년 하반기.

당시 국가범죄수사국(NCA)는 익명의 마약상이 영국에서 호주로 순도 77.5%의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인 엑스터시MDMA·메틸렌디옥시메스암페타민)를 밀거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문제는 당시 밀매상이 암호화된 메시징앱 ‘인크로챗’(EncroChat)으로 범행을 모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앱은 암호화가 이뤄져 있었다.

NCA 요원은 해당 채팅방을 해킹해 잠입할 수는 있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실명을 표시하지 않았다. NCA는 이들이 기계식 굴착기 팔에 엑스터시를 밀수출하려는 정황과 계획까지 모두 확인했지만, 정작 밀수범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갑갑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NCA는 이들 사이에서 올라온 강아지 사진 한 장에 주목했다.

이는 새로 강아지를 입양한 매약 밀수업자가 동료들에게 전달한 사진이었다.

자세히 보니 개 목걸이에는 파트너의 전화번호가 쓰여있었다.

NCA 요원들은 이 사진 속 연락처로 추적에 나섰다. 그 결과, 기어코 마약 밀매업자들 사이 연결고리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발도프는 또 한 번의 결정적 실수도 저질렀다. 조직원들에게 약속 장소 사진을 보내려다가 자기 얼굴도 노출하고 만 것이다. 황동판에 얼굴이 비치고 있는 점을 모른 채 사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 이들은 온라인 경매를 조작해 굴착기를 7만5000유로(약 1억1230만원)에 사들였던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 굴착기를 활용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밀반출한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밀거래하려던 엑스터시 양은 448kg이었다. 이는 4500만파운드(약 797억원) 상당이었다.

범인들은 지난 2022년 총 163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NCA 조사를 주도한 크리스 힐은 “이 범죄자들은 불법 약물 공급이 영국과 호주 사회에 어떤 비참함을 가져올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며 “오직 돈에만 신경을 쏟았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줄 벌금을 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조직 범죄자들 또한 감옥 문이 닫힌다고 한들 처벌은 끝나지 않는다는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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