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수함도 괜찮네” K-방산 관심 커진 사우디

방위사업청·방산 업체들 사우디 방문
‘K-잠수함’ 제안에 해군사령관 등 관심
잠수함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3조 전망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19일부터 21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방산업체들과 함께 사우디를 방문해 ‘K-방산’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석 청장이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사우디 국가방위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되며 한국 방산 업계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그간 국내 방산 업체가 좀처럼 진출하지 못했던 잠수함에도 사우디가 관심을 가지면서 수출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K-잠수함 관심없던 사우디, 달라진 기류


석종건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한국 대표단은 지난 19일 사우디 현지를 방문했다. 이날 대표단은 사우디 무기체계를 관장하는 칼리드 빈 후세인 알비야리 국가방위부 정무차관을, 이튿날에는 알 사우드 장관을 만났다. 대표단은 이들과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번 만남에선 수출 효자상품으로 꼽히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외에 잠수함에도 관심을 가져 의미가 컸다. 국내 잠수함 무기체계를 한국 대표단이 제안하자 알 가리비 해군사령관 등 사우디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독자적인 잠수함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간 수출 실적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와의 협력을 계기로 한국이 해양 무기 분야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역대 2번째 잠수함 수출 이뤄질까


잠수함 수출 실적은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것이 마지막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올해 맞붙고 있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현대화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다면 역대 두 번째 수출이 성사된다. 각각의 사업 규모는 CPSP가 70조원, 오르카 프로젝트는 3조4000억에 달한다.

잠수함 분야에서의 해외 협력도 이미 이뤄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폴란드 방산그룹 WB와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을 방문해, 장보고-III(KSS-III) 배치(Batch)-II 잠수함을 소개 받기도 했다.

한편 세계 각국이 국방 예산을 늘리면서 기술력이 강점인 한국 방산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가 추산한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는 2조1146억원에 달했다. 전망대로라면 4사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로 협상이 지연된 K2 전차 폴란드 수출 성과에 더해 잠수함으로 영역을 넓히면 올해 영업이익은 3조원대를 넘을 것이란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4사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5128억원, 2022년 8685억원, 2023년 1조3350억원으로 늘어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