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나이 낮아지며 30대도 상당수 포함
1인당 평균 총 퇴직금 5억4000만원 달해
올해 2000명이 넘는 은행원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은행권이 연말·연초 희망퇴직을 시행한 가운데 2000명이 넘는 은행원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이 희망퇴직 대상 나이를 낮추면서 30대도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평균 5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받을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에서는 이달 18일 자로 총 647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는 지난해 674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른 은행과 비교해 가장 규모가 크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1974년생으로 확대했고 특별퇴직금 규모도 최대 31개월 치로 늘렸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 규모는 541명으로 파악됐다. 전년(234명)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희망퇴직 대상자를 30대 후반인 1986년생까지 늘리면서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서도 500명 안팎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에는 362명이 희망퇴직 했다. 우리은행의 희망퇴직자는 1969년생이 19개월분, 1970년생과 1971년생 이후 출생자는 31개월분의 평균 임금을 특별 퇴직금으로 받는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으로 전년(372명) 대비 소폭 많은 391명의 직원이 떠났다. 이번 희망퇴직은 특별 퇴직금으로 최대 20~28개월 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규모가 알려지진 않았으나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에서는 2023년 339명, 2024년 325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은행권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올해도 2000명 이상이 희망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거리에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는 모습 [연합] |
은행권은 인사 적체 해소와 비용 절감을 통해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매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감소 등으로 은행에서 필요한 인력은 줄어들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3231곳으로 1년 전보다 51개 줄었다.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 구조 속에 승진 적체가 누적된 상황에서 좋은 조건에 조기 퇴직하려는 직원의 수요가 뒷받침된 점도 희망퇴직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이 이자이익으로 과도한 ‘희망퇴직금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일면서 퇴직금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임금 인상 등을 고려할 때 은행 퇴직자는 평균 5억원, 많게는 9억~1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아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022년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은 5억4000만원이다.
은행별 2023년 경영현황 공개보고서를 봐도 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은 희망 퇴직금으로는 1인당 평균 3억8100만원, 3억746만원, 4억915만원, 4억265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1억원 내외의 기본퇴직금이 별도로 지급되는 것을 고려하면 5억원가량을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