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뜬다면서” 中의존도 너무 컸나…힘 못 쓰는 패션株[투자360]

서울 명동거리의 의류 판매점 모습. [연합]


[헤럴드겨제=신주희 기자] K팝, K푸드 수출 열풍으로 관련주가 활기를 띄고 있지만 유독 K뷰티·패션 관련주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의 내수 경기침체로 수출 물량이 쪼그라든 데다가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및 면세채널에 의존도가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섬유·의복지수는 224.9로 6개월 전 대비 5.49% 하락했다. 이 지수는 F&F, 한세실업, 한섬,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등 국내 주요 의류 브랜드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패션주는 지난해 12·3 계엄령 사태 기간 정치적 리스크에 영향을 덜 받았지만 영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매출 성장률도 꺾이며 내수 소비 감소에 따른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패션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F&F의 4분기 매출 컨센서스(예상치)는 전년 대비 4.89% 감소한 5543, 영업이익은 17.42% 감소한 1190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1210억원을 소폭 하회할 전망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6% 수준을 기록하겠으나, 국내 소비 부진이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MLB의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하고, 키즈(KIDS) 부문은 15%, 디스커버리는 8%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면세 매출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면세품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23%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 기업 가운데 매출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1.92% 증가한 855억원으로 영업적자 5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세실업의 4분기 매출액 컨세서스는 전년보다 8.88%증가한 387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14.29% 감소한 23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패션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3위인 한섬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2% 감소한 3889억원, 영업이익은 -17.86% 감소한 1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패션브랜드 업체들의 이러한 부진이 ‘내수 경기 침체’때문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해외사업에 보다 집중하고 있는 시총 상위업체들 마저도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비단 내수경기 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자체 브랜드 역량 정체, 중국 소비 둔화, 중국 따이공 의존 후유증,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및 대주주 지배력 강화 등 각종 요인이 산재한 결과라는 판단이다”라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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