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머스크,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이지만…정치개입은 비정상” 쓴소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AP=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민주당 지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국과 독일 극우당을 지지하면서 유럽 내정을 관여하는 데 대해선 비판 목소리를 냈다.

게이츠는 다음 달 초 회고록 ‘소스 코드’(Source Code) 출간에 앞서 이 신문과 한 인터뷰 중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3시간의 만찬 회동에서 자신이 집중하는 백신과 에너지 문제를 언급했고, “그가 이를 무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각별하게 신경 쓰는 혁신에 동력을 줄 수도, 이를 끝장낼 수도 있다”며 “그에게는 나를 도울 능력이 아주 많다. 아주 흥미로운 대화였다”고 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게이츠는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다.

항간에는 5000만 달러(176억원)를 기부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기부에 대해 잘 알면서도 이를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며 “(트럼프 1기 당시에)그를 6차례 만났다”며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많은 횟수”라고 했다.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주민을 얼마나 추방할지, 얼마나 높은 관심를 매길지, 감염병 관련 혁신 자금을 지원할지 등 많은 게 불확실하다며 “그의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이에 게이츠가 “이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받아들인 듯했다. 심지어 환영할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게이츠는 다만 머스크처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게이츠는 머스크에 대해선 “게임의 규칙은 누구한테 투표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중요한 몇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내게는 그게 (국제적)지원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머스크)가 다른 나라의 정치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니, 그것은 비정상”이라며 “다른 나라도 외국의 수퍼리치(갑부)들이 선거를 왜곡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한 대선 유세 현장에서 당시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원 유세에 나서며 ‘화성을 차지하라(Occupy Mars)’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청중 앞에 나선 모습. [AFP]

게이츠는 “머스크는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이고,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어떻게 도울지 생각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건 대중적 선동”이라고 했다.

한편 머스크는 내달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원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AfD 선거 유세에서 영상으로 연설도 했다. 그는 독일인들이 역사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독일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개입 논란에 유럽 여러 나라 단체와 기관들이 엑스를 보이콧하고 유럽연합(EU)도 디지털서비스법을 근거로 압박하고 있지만 머스크는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EU 관료주의가 너무 심하고 글로벌 엘리트들이 너무 많이 통제한다”며 유럽 각국이 스스로 더 많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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