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아닌 ‘욜드족’…유통가, 불경기 속 5060 겨냥하는 이유?

홈플러스·롯데백화점, 욜드족 위한 문화센터 봄학기 강좌 확대
욜드족 겨냥 호텔 패키지도…경제력 갖춘 중장년, ‘큰 손’으로


[홈플러스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요즘 50~60대는 시니어라고 불리는 것도 안 좋아해요”.

유통가가 4050 세대 겨냥에 나섰다. 욜드족은 청년층(Young)과 고령층(Old)의 합성어로 ‘젊게 사는 시니어’를 의미한다. 1946~1964년생이 해당한다. 과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가 20~30대에 국한됐다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용이 늘며 중장년층의 트렌드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다. 20~30대보다 경제력이 있다는 점에서 유통가에서는 욜드족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와 롯데백화점은 3월부터 시작되는 문화센터 봄학기에 욜드족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대폭 확대한다. 홈플러스는 ‘욜드족’ 강좌를 기존 398개에서 725개로 82% 확대한다. ‘저속 노화’ 콘셉트를 반영한 ▷생존 근육·동안 자세 만들기 ▷갱년기 건강식 K·푸드 클래스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귀티 나는 4050 뷰티 클래스 ▷저속 은퇴를 위한 미술·부동산 임장 클래스 등을 진행한다. 30~40대 시절 육아 과정에서 문화센터를 찾던 기억으로, 본인의 자기 계발을 위해 문화센터에 재방문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도 욜드족을 위한 강좌들을 선보인다. ▷슬로우 조깅 ▷혈당 관리 식단 ▷시니어 모델 워킹 등이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전체 수강생 중 50~60대 비중은 최근 5년간 10%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35%를 차지했다. 20~30대 수강생(50%) 다음으로 많은 연령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은 물론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5060 세대를 타깃으로 한 강좌를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은 올해 5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골드 욜드’ 패키지를 선보였다. 조식 뷔페를 포함한 5성급 호텔의 모든 서비스와 장보기 도우미 서비스, 호텔 내 업장 할인 등 혜택이 포함됐다.

최소 30박 이상 투숙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전 객실에는 주방과 세탁 시설이 갖춰져 있다. 피트니스와 실내 수영장, 골프 연습장, 필라테스 등 운동 시설을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관계자는 “기존의 고령자 전용 주거시설을 넘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차원의 럭셔리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제공]


유통업계는 과거 중장년층보다 최근 50~60대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성향이 있다고 본다. 평균연령이 높아지면서 ‘젊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활발한 자기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30대보다 오프라인 시장에 친화적이라는 점도 유통업계가 반기는 지점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20~30대보다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가 많아 객단가가 높은 편”이라며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백화점의 차별점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는 향후 50~60대가 소비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2월 한국은 국민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2017년 8월 고령사회(노인 인구 비율 14%)에 들어선 지 7년 4개월 만이다. 2026년에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고객들이 지갑을 닫는 분위기”라며 “올해 경제 전망도 어둡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을 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