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무색’ 코스피 상장사 10개 중 7개는 저평가 [투자360]

PBR 1배 미만 코스피상장사 70%
지난해 말 대비 3%p 가까이 증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 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저평가 늪’에 빠져 있다. 미국발(發) 세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됐던 2009년 이후 최고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PBR 1배 미만인 상장사는 567개로 집계됐다. 전체 810개사(우선주·스팩주 제외) 중 70%에 해당한다. 지난해 1월 말 기록한 67.4%(801개사 중 540개)보다 3%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PBR은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과 장부가(청산가치)를 비교한 수치다.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회사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저평가를 평가하는 한 가지 척도로 활용된다.

올해 수치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기업과 가계 소비가 위축됐던 시기다. 당시 국내 유가증권시장 전체 687개 상장사 중 505개가 PBR 1배 미만이었다. 전체 73.5%에 달했다.

PBR이 0.5배보다 낮아 ‘초저평가주’로 분류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도 351개로 전체 43.33%를 차지했다. 코스피 상장사 5개 중 2개는 현격한 저평가 상태에 놓였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시가총액 상위 그룹 중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PBR 1.43배에서 올해 1.03배로 떨어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는 1.46배에서 2.84배로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1년 새 주가가 64.07%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6배에서 4.09배로 줄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65배에서 7.87배로 올랐다.

대표적 저평가주로 꼽히는 금융주는 밸류업 수혜로 개선된 흐름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월 말 기준 0.3배에서 올해 0.37배로 올랐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0.34배에서 0.37배로 증가했다.

코스피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주원인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은 최근 6개월(2024년7월23일~2025년1월23일) 동안 코스피 주식을 22조6482억원 순매도다. 개인투자자는 같은 기간 22조6416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은 9.6%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500(23.8%)과 일본 니케이225(19.22%), 대만 가권(29.33%) 등과 달리 사실상 홀로 역성장했다. 특히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오르자 달러 기준 국내 주식시장(MSCI Korea) 수익률은 연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귀환을 고심하고 있다”며 “기업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와 정치 리스크 완화 가능성 등은 향후 외국인 귀환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