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發 거래 한파 12월에도 신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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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홍승희 기자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2024년 8월 71억원→2025년 1월 77억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재건축 단지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신축보단 미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재건축 단지로 자산가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3차 아파트는 전용 105㎡가 이달 11일 50억원(7층)에 매도됐다. 이는 지난 달 경신한 신고가와 같은 금액으로, 지난 7월 45억원에 매도됐으나 5개월만에 5억원이 올랐다.
압구정 한양4차 전용 208㎡도 이달 10일 77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최고가는 71억원으로 지난 8월 거래가 이뤄졌다. 5개월만에 6억원이 오른 것이다.
비상 계엄으로 전국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었던 지난 12월에도 압구정동은 예외였다. 현대5차 아파트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보다도 좁은 82㎡가 지난 12월 26일 48억원(13층)에 거리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달 12일 똑같은 평수가 46억원에 팔린데 반해 2억원이 더 올랐다. 지난 12월 23일에는 구현대6차 아파트 196㎡가 79억5000만원(5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평수의 직전가는 8월에 거래된 74억8000만원짜리 매물이다. 4달만에 5억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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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헤럴드경제 DB] |
이같은 압구정의 신고가 행렬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상황에서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넷째주부터 4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다섯째주 보합을 기록하며 제동이 걸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 들어서도 상승전환에 실패하며 계속 보합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자산가들이 위험부담이 높은 신축보다는 미래 가치가 보장돼있는 재건축 단지를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서울 강남구는 최근 압구정 3구역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결정 요청(입안)하면서 압구정 2구역부터 5구역까지의 정비계획 결정 요청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정비계획 결정 요청은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첫걸음으로 여겨지는데, 이에 압구정동이 본격 재건축에 탄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단지 등 선호단지에서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그 외 단지에서는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매수 심리 위축되고 관망세 짙어지는 등 지역·단지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같은 경우에는 굴곡진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프리미엄이 더 붙을 수밖에 없다”며 “해당 구역 아파트가 재건축 되면 한남동에서도 보이고, 성수동·옥수동에서도 보여 아파트 브랜드의 홍보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1군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