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신뢰 못하고 정보 비대칭 심해”…투자자 심층 조사 결과 발표

서울대 연구팀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 면담 ‘소비자학연구’ 게재
암호화폐 투자자 ‘정보비대칭’ 문제…‘인적 네트워크’에 기대 투자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가상화폐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자는 암호화폐 시장 불신과 정보 비대칭을 우려하면서도 거래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8일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팀은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면담한 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소비자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암호화폐에 300만원 이상을 투자한 경험이 있는 시민 28명을 연령·성별·직업 등에 따라 선별한 뒤 투자정보를 얻는 방법, 시장에 대한 인식, 거래를 시작한 사유, 투자 후의 변화 여부 등을 심층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는 암호 화폐의 발행 배경이나 시세 등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통되는 정보 중에는 부정확한 정보나 극히 소수만 열람 가능한 내용이 많아 ‘정보 탐색이나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백서 등 공식 정보보다 인적 네트워크에서 얻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보를 추천하는 주체가 나를 속일 가능성이 있는가’를 자문하고 그럴 가능성이 적다면 이를 따른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발행자와 거래소 등의 신뢰도도 낮았다. 암호화폐 시장을 감독하는 주체가 없고, 과거 시세조작이나 허위·부실 백서 등의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한 계기로 ‘여윳돈으로 집안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노후 대비의 수단’, ‘부자 옆에 서서 기회를 노리고 싶었다’, ‘돈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등을 답했다. 투자 손실에 대해서는 ‘예방주사’, ‘초연함을 배우는 계기’, ‘성장통’ 등으로 답했다.

또 면담 답변자들은 대체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위험 분산을 하지 않은 투자를 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들은 암호자산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 경험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크다고 접근을 배제하기보다는 소비자의 권리 보장 방안을 고민해 암호자산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쓰이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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