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제쳤다”…중국 AI 딥시크 ‘10분의 1 가성비’에 충격

더 싸고 좋은 성능…챗GPT 제치고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엔비디아 17.4% 급락…비트코인 10만달러 붕괴

중국 AI 추격속도 증명…미국의 수출규제 무력화 분석도

 

중국의 AI업체 딥시크 [딥시크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성능이 공개되며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다툼에 또 한번 불을 붙였다. 딥시크가 미국 오픈AI의 챗GPT보다 더 싸게 더 좋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27일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가 17.4%나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이 폭락했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이날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챗GPT를 밀어내며 1위에 올랐다. 딥시크는 중국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만든 AI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처음 자체 AI모델인 딥시크를 공개했다.

미국 테크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지난 20일 내놓은 ‘딥시크-R1’이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를 비롯해 미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첨단 AI에 육박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딥시크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R1 개발에는 약 78억원(557만6000달러)이 투입됐다. 이는 메타가 최신 AI 모델 개발에 사용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딥시크가 오픈AI와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보다 첨단 칩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챗봇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 H800을 활용해 모델을 훈련했으며,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오픈AI의 o1의 79.2%를 앞섰다. 또 코딩 테스트 부문에서도 R1은 65.9%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o1의 63.4%보다 높았다.

딥시크는 R1과 지난해 출시한 ’딥시크-V3′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누구나 소스 코드를 열람하고 수정, 배포할 수 있게 했다. API 비용 또한 오픈AI 대비 저렴하게 책정해 접근성을 높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딥시크의 AI기술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18조원을 투입해 미국의 AI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에서 보여주듯 격화하는 미중 AI 전쟁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의도치 않게 혁신을 촉진해 딥시크의 AI 모델 개발비용이 저렴해졌다”고 짚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딥시크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오픈 소스 모델이 추론 시간 컴퓨팅에 효과적이고 슈퍼 컴퓨팅에도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발전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AI와 메타도 긴장감을 나타냈다. 오픈AI의 연구자인 노암 브라운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딥시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만으로 강력한 AI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AI기술에 매진해온 메타의 블라인드에는 ‘메타 임원 한 명의 연봉으로 딥시크를 만들었다’는 자조적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딥시크는 미국 주식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을 줬다. 27일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1.8% 하락하며 한 달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엔비디아는 17.4%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3.5%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딥시크 충격’으로 10만달러가 다시 무너졌다.  미 동부시간 27일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4.89% 급락한 9만9,81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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