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처럼 싹 긁어” 카드 결제 얼마나 많으면…유럽 항공권, 5성급 호텔이 ‘공짜’ [머니뭐니]

고액 연회비 카드 소비 성향 분석해보니
연 평균 1억이상 결제 고객이 주 사용층
호텔·항공·쇼핑 선호에 혜택 제공 경쟁


“내 카드는 BLACK 무한대로 싹 긁어버려” 지드래곤(GD)의 ‘크레용’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연회비가 수백만원을 넘나드는 ‘프리미엄 카드’의 고객을 잡기 위해 카드사가 경쟁하고 있다. [빅뱅 유튜브 화면 갈무리]


연간 1억, CEO, 40대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슈퍼리치들의 카드 세계는 어떨까”

카드 결제 금액이 연간 1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소비를 하는 ‘슈퍼리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하는 카드사별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는 연간 수백만원을 넘나든다. 이들이 받는 혜택을 분석해 봤더니 높은 금액의 연회비를 지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고액 자산가들가는 평소 대형 항공사를 이용해 해외로 여행과 출장을 떠나며, 5성급 호텔에 머물면서 해외 쇼핑을 즐기는 소비습관을 가지고 있어 카드사에서도 호텔, 항공, 해외쇼핑에 집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28일 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 프리미엄 카드 인기순위에 오른 카드 중 연회비 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군에 속하는 카드 혜택을 비교한 결과, 공통적으로 호텔, 항공, 쇼핑에 집중한 혜택을 선보이고 있었다.

순위에 오른 인기 프리미엄 카드로는 삼성카드 THE iD. TITANIUM(포인트)(연회비 69만5000원), 하나카드 JADE First Centum(연회비 99만5000원), 우리카드 로얄블루1000카드[SKYPASS](연회비 100만원), 현대카드 American Express The Platinum Card®Edition2(연회비 100만원), 대한항공카드 the First Edition2 현대카드(연회비 80만원) 등이 있다.

카드사별 프리미엄 카드 주요 특징. [신한·하나·삼성·우리·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 고객층은 연간 1억원에 육박하는 카드 소비를 하면서 대형 항공사를 이용해 해외로 잦은 여행과 출장을 가고, 5성급 호텔에 머물면서 해외 쇼핑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일례로 신한카드 The PREMIER GOLD EDITION는 연회비 200만원으로 프리미엄 카드 중에서도 고가의 카드로 꼽힌다. 발급대상은 상장사 CEO, 고액자산가 등으로 40대 이상이 90% 이상이다. 이용자는 상품의 주요 서비스인 항공권 일등석 업그레이드 서비스와 특급호텔 숙박 서비스, 골프 부킹 대행 서비스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카드 이용액은 연평균 8400만원 정도”라고 했고,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프리미엄 카드 이용객의 월 이용금액은 일반 고객 대비 5배 이상 달한다”면서 “전체 일시불/할부 이용금액 중 해외 일시불 이용금액이 30% 정도 비중을 차지해 해외 이용 관련 부가 서비스 등에 집중한 해외 적립, 바우처 제공 등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프리미엄 라인의 카드는 공통적으로 ‘5성급 호텔’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호텔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여행을 나가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많은 만큼, 항공권 서비스도 프리미엄 카드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 타깃 이용객의 선호도는 카드사 영업비밀”이라면서도 “초고액 자산가 고객이 선호하는 혜택을 반영해 프리미엄 카드 혜택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유통·호텔·항공 잡아라”…우량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카드사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삼성·비씨·롯데·우리·하나카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규 출시된 신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카드는 총 56종에 달한다. 현대카드가 2015년 국내에 처음으로 PLCC카드를 선보인 이후로 매년 신규 카드가 10종 가까이 등장한 것이다. 신규 PLCC 카드가 가장 많은 카드사는 현대카드(14종)와 롯데카드(15종)이고, 뒤이어 신한카드(10종) 순으로 이어졌다.

카드사가 PLCC카드 출시 경쟁에 나선 이유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가 고객 혜택을 줄이면서 카드별 혜택 변별성이 떨어진 가운데 이탈 고객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PLCC카드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카드를 발급받게 만들 수 있어 보다 수월하게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는 따로 PLCC 조직을 운영하며 영업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본부 단위의 대규모 PLCC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각 브랜드 파트너사의 특성에 최적화된 업무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섰다. 롯데카드는 PLCC 기획부서를 따로 운영하며 제휴사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를 내야 하는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구매력이 있는 3040고객군을 중심으로 쇼핑 브랜드와 더불어 호텔·항공 등에 대한 소비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관련 브랜드사와 협업한 카드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2030세대에서도 PLCC 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이 연회비 비용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경험해 ‘가성비’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PLCC카드도 이런 트렌드와 부합하는 쇼핑, 호텔 관련 카드 출시가 주를 이뤘다. 지난 5년간 출시된 56종의 PLCC 카드를 테마별로 분석한 결과, 유통(식음료·생활) 브랜드와 협업한 사례가 13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금융사(13종), 호텔·레저(9종), 쇼핑(4종), 교통(3종)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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