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뇽에 억을 쓴다고? 양산 사송 지구에서 무슨 일이

LH, 양산 사송 도롱뇽 포획·방사 용역
설계금액 1.4억…2027년까지 구조 활동
환경단체 집단폐사 문제 지적…갈등 지속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2급 고리도롱뇽. [네이버 지식백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경남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 조성 과정에서 서식지가 발견된 고리도롱뇽의 포획 및 방사 절차가 재개된다. 한국 고유종인 고리도롱뇽은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2급 지정·보호되고 있으며 매년 봄 습지가 있는 양산시 동면 사송리 일대로 내려와 산란한 후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지난 24일 ‘양산사송 공공주택지구 지구밖사업(중1-6호선) 도롱뇽 모니터링 및 포획방사 용역’ 입찰서를 접수를 마감했다. 오는 2월 14일 개찰한 뒤 용역 업체를 선정한다. 용역 업체는 고리도롱뇽 포획과 방사 등 구조 활동을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벌여 연차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설계금액은 1억4381만원으로 책정됐다.

LH는 “양산사송 지구밖사업 내에서 고리도롱뇽 서식지가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한 비상보전대책 마련 등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3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모니터링과 구조 활동을 실시했고, 본격적인 중로 개설공사 및 협의내용 이행을 위한 용역을 시행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경남 양산 사송 지역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이후 LH는 2019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건설공사에 착수했다. 2021년 고리도롱뇽의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됐지만 임시 산란장 설치, 환경영향 최소화 등을 조건으로 같은 해 12월 공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임시 산란장 관리 부실로 인한 고리도롱뇽 집단 폐사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해엔 LH가 고리도롱뇽 대체 서식지와 탈출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고리도롱뇽 유생이 집단 폐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지난해 공공주택지구 밖 도로예정지역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거짓으로 작성됐다며 재평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LH는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개발 중인 공공주택지구에서 맹꽁이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발견되면 포획·이주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전면 중단해야 했지만, 이번 용역은 사업과 병행이 가능해 공사가 멈춰 설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이번 도롱뇽 포획·방사는 맹꽁이 사례와 달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병행이 가능한 용역으로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없다”며 “해당 용역은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 밖에 한정해 수행하는 데다 규모가 크지 않아 사업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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