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국힘당…내부는 연일 언행주의 [이런정치]

27일 공개 리얼미터 조사 국민의힘 45.4%
오차범위 내서 민주당 41.7%보다 높은 수치
“우리가 잘해서 아냐…한순간 바뀔 수 있어”
“빨갱이가 많다” 김해시의원 막말 사과
지지율 흐름에 與 의원들도 “반사이익”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최근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등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접전 양상을 보인 것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 기소된 현직 대통령을 배출했던 집권 여당으로서 앞으로의 민심 회복 숙제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입단속을 하는 등 언행주의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설을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오름세를 주시하면서 설 민심에 귀 기울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체포, 구속 및 기소에 이르는 과정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외려 올랐던 흐름에 주목한다.

[리얼미터 제공]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수치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이 45.4%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41.7%로 집계됐다.

다만 직전 조사(1월 3주차) 대비 국민의힘은 1.1%포인트 하락했고, 민주당은 직전 조사보다 2.7%p 올랐다. 리얼미터의 직전 조사에서 국민의힘 46.5%, 민주당 39.0%로 오차범위 밖에서 국민의힘이 앞섰으나, 다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5주 연속 지속됐던 국민의힘 지지도 상승과 민주당 지지도 하락이 모두 멈췄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4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8%, 민주당은 40%로 각각 집계된 것으로 지난 24일 공개됐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한국갤럽 직전 조사(1월 3주차)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앞선 수치가 나왔었다.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3주차 때 24%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2주차 34%, 1월 3주차 39%로 뛰어올랐다. 그러면서 최근 오차범위 내 접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6.4%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후 물을 마시는 모습. 이상섭 기자

민주당과 접전이 이어지는 지지율 흐름을 두고 국민의힘은 조심스레 반기면서도 당 내부적으로 겸손한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24일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다행히 우리 당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저희도 우리가 잘해서 이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한순간에 변화가 있을 수 있고 더 잘하라는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몸을 낮추는 건 개별 의원의 실언이 지지도 흐름을 바꿀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지난 19일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이미애 김해시의원이 “김해에 빨갱이들이 많다. 의정활동 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윤 대통령이 나라를 구하려다 이렇게 됐다. 나라 구한 것도 죄가 되느냐”라고 주장했다. 이후 김해시의회 게시판에 비판과 징계 요구가 도배가 되면서 이 의원은 23일 공식 사과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미애·김유상 김해시의원. [이미애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지율 상승을 두고 “반사이익”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민주당의 실책에 기대지 않고 수권 정당으로서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의원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관해 “반사이익이 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지지율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정통보수, 합리적 보수의 길을 걸으면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강경 보수층을 지나치게 의식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건 의원도 22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 인터뷰에서 “반사이익으로 다 보는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지지로 올라오려면 우리가 이제 잘해야 한다”며 “제대로 해야 하고 모든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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