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맞은 티웨이항공, “계약서 꼼꼼히 썼다면…” [투자360]

2대주주였던 JKL파트너스, 대명소노에 지분 매각
매각 관련해 주주간계약 미흡, 분쟁의 씨앗
경영 개선 요구서 제안한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연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티웨이항공이 경영권 분쟁에 직면하면서 과거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투자 받은 이력이 주목 받고 있다. 계약 당시 PE의 매각 조건을 상세히 설정했다면 분쟁은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2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에 경영진 전면 교체와 유상증자 필요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어 올해 정기주주총회 의안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과 주주 명부 열람 등사도 요청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지배주주와 대척점에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대명소노시즌(10%)을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의 합산 지분율인 29.7%와 지분 격차가 3%p(포인트)에 그친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취득한 과정을 살펴보면 예림당의 대처법이 미흡했다는 시각도 있다. 대명소노 측은 지난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티웨이항공 지분을 장외에서 매입했다. 지분 취득가는 주당 3290원으로 매수 당일 티웨이항공 종가 대비 각각 34%, 25%에 달하는 웃돈을 줬다. 대량의 지분을 시가 대비 비싸게 일시에 매입한 만큼 경영 참여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당시 지분 매도자는 JKL파트너스다. JKL파트너스는 2021~2022년 두 번에 걸쳐 총 1017억원을 투입해 티웨이항공 지분을 사들였다. 투자 단가는 주당 약 1760원이다. 티웨이항공이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로 영업활동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자로 나섰다.

그러나 경영권 지분은 아니지만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2대주주 물량이었던 만큼 처분법이 간단하지 않았다. 이 경우 최대주주 측에서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일부를 되 사가는 콜옵션(매도청구권)으로 엑시트를 보장해준다.

예림당 역시 JKL파트너스와 콜옵션을 맺었다가 지난해 초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했다. JKL파트너스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했고 예림당은 지배력을 보완할 장치를 포기했다. 마침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 의지를 품으면서 JKL파트너스는 엑시트 기회를 만들었다.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PE가 포트폴리오 기업을 엑시트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라며 “다만 투자 계약 과정에서 ‘매도 방법’과 관련해 세부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예림당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예림당은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된 만큼 신규 투자자를 통한 자금력 보강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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