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서 탈취한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넘겨져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폴란드 매체 TVP는 27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정보 모니터링 단체 오신트디펜더(OSINT defender)를 인용해 독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지에서 이륙한 미군 C-17 수송기 여러 대가 이스라엘 남부 하체림 공군기지에 들렀다가 폴란드 제슈프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제슈프 공항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서방 지원물자의 90%가 거쳐가는 핵심 물류 기지다.
이 수송기에 실린 것은 러시아 무기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21일 이스라엘 외무차관과 이스라엘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만나 헤즈볼라 무기 이전 문제를 논의했기 때문이다. 주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당시 페이스북에 “레바논 등지의 적들로부터 빼앗은 러시아제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이전하자고 의회에 제안한 외무차관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게서 압수한 무기의 약 60%는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생산됐다. 여기에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시절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지원한 소총과 코넷 대전차 미사일이 포함된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다. 이스라엘에는 100만명 넘는 러시아계 유대인이 거주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양국이 각자 전쟁에 휘말린 뒤에도 상대방 전쟁에 대체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이란과 밀착하면서 이스라엘은 빠르게 우크라이나와 가까워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은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만나 안보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