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나란히 연기”…여전히 잘나가는 40대 톱스타들

투톱 주연물에서 20년째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와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배우가 호흡을 맞추는 양상이 관측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자배우, 여자배우들이 속속 주연으로 얼굴을 내밀고, 라이징스타로 호명받고 있지만 여전히 ‘텐트폴’(tent pole·각 제작사의 한 해 사업 성패를 가를 대작)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50대 이상 중장년층 시청자와 관객에게도 두루 익숙한 40대 톱스타들이 주연을 꿰차고 있다. 투톱 주연물에서는 20년째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와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배우가 호흡을 맞추는 양상이 관측된다.

현시점 가장 대표적 사례는 송혜교·전여빈 주연의 영화 ‘검은 수녀들’과 주지훈·추영우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다. 어느덧 40대 중반의 송혜교와 주지훈이 2030 후배 배우들이 기댈 수 있는 메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1981년생으로 1996년 연예계 데뷔해 2000년 가을동화 이후 25년째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는 송혜교를 어릴적부터 TV에서 보고 자란 전여빈은 “닮고 싶고, 보고 싶은 선배를 이번 현장에서 만나서 정말 좋았다”고 밝힌 바 있다.

1989년생 전여빈은 나이로는 송혜교와 8살 차이지만 데뷔는 2015년으로 다소 늦은 편이다. 그가 막 단역으로 데뷔했을때 이미 송혜교는 20년차 톱스타였다.

1999년생 추영우도 ‘중증외상센터’ 홍보 내내 선배 주지훈을 “롤모델”로 언급했다. 1982년생인 주지훈과 17살 차이가 난다. 주지훈이 2003년에 모델로 데뷔했을 때 추영우는 5살, 2006년 드라마 ‘궁’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을 때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넷플릭스 제공]


주지훈은 인터뷰 등에서 “영우와 세대차이를 느끼는 지점이 있다”며, “20대 친구들이 카카오톡 메시지 확인을 안하고 ‘안읽씹’한다”고 언급하는 등 둘의 나이차를 웃음요소로 써먹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트리거’에서는 1970년생이며 데뷔 30년차 배우 김혜수가 사실상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내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브로큰’도 1978년생이며 데뷔 22년차인 하정우를 주인공으로 한다.

익숙한 배우들이 스크린과 OTT를 통해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데 대해 일부에서는 익숙함을 넘어 지루하다는 평도 나온다. 영화계 대표적 다작배우로 꼽히는 황정민을 두고는 ‘또정민’이라는 애칭 아닌 애칭도 붙는다.

대중에게 익숙하고 안정된 연기력을 펼치는 배우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하는 추세는 문화계가 불황으로 치닫을수록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투자자 입장에선 티켓파워가 있고 검증된 톱스타들을 기용해 안전한 선택을 하려는 것”이라며 “또한 현재 우리나라 대중문화 주 소비층이 2030여성이 아니라 4050 장년층으로 연령대가 더 높아진 탓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구매력이 있는 4050에게 소구될 수 있는 톱배우를 메인으로 기용하고 플러스알파로 2030세대까지 아우르는 라이징스타가 들어가면 흥행의 기본적 요소를 맞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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