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1.86%까지 약세도…三電도 ‘뚝’
美 연준 1월 FOMC서 ‘금리 동결’도 주가엔 하방 압력
韓銀 “美 금리 리스크 경계…AI發 美 증시 변동성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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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딥시크,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신동윤·홍태화 기자] 설 연휴를 보내고 온 국내 증시가 개장 첫날 불어닥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쇼크에 흔들렸다. 코스피 지수는 한때 2500선이 무너졌고, 글로벌 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공급망)’으로 꼽혔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2%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2.01포인트(0.87%) 내린 2514.79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2.47포인트(0.10%) 내린 2534.33으로 약보합 출발한 뒤 개장 직후 단숨에 낙폭을 키웠다. 장 중 한때 2500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7171억원 순매도 중이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146원, 2844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777억원 매도 우위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24일 오후 3시 30분 기준·1431.3원)보다 22.3원 뛴 1445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 약세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 딥시크 충격이었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거대 기술기업의 AI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는 소식에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한 AI 밸류체인의 성장성과 경쟁력에 의구심이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주요 반도체주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만9000원(8.60%) 하락한 20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10%대 낙폭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11.86%까지 하락 폭을 늘리기도 했다. 한미반도체(-5.80%), 테크윙(-7.78%), 디아이(-4.35%) 등 반도체주도 일제히 내리고 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도 1.86% 내린 5만27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세부 실적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 부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지연이 겹치면서 반도체 사업에서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일에 걸쳐 주가에 이슈가 반영될 수 있었던 미 증시와 달리, 설 연휴 휴장으로 인해 주요 이슈를 주가에 반영할 수 없었던 점이 이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열린 1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소식도 이날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장세에 대해 “반도체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 출발한 이후 장중 변동성 확대 국면에 놓일 것”이라며 “다만 조정의 강도와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전력기기, 원자력 등 AI 캐팩스(CAPEX) 관련 밸류체인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지금은 반도체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패닉은 금지”라고 했다.
한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및 속도,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국내 정치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관련 위험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 영향을 경계하며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부총재는 “주초 주요 빅테크 기업의 AI 과잉투자 우려 부각했고, 미 신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했다”며 “연휴 기간 중 미 증시 변동성이 IT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된 만큼 국내 파급 영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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