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님께 안부를’ 논란에…문형배 대행 “이재명과 페친 아니다”[세상&]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자리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여당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SNS 교류를 두고 ‘탄핵 심판 공정성’을 문제 삼는 가운데 문 권한대행이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개개인의 성향을 문제 삼는 정치권과 언론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표했다.

31일 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판단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 심판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사법부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문 권한대행 본인의 입장도 전했다. 천 공보관은 “SNS 대화가 대통령 탄핵 심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재명 대표와 권한대행은 일단 페이스북 친구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여년 전 작성된 댓글 내용까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가 최소 7차례 게시글, 댓글로 소통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2011년 7월 18일 문 대행이 “법의 테두리에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절차라는 건 단순히 많은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글을 올리자 이 대표는 “문판님 여기서. 만나다니. 잘 계시죠? ㅎㅎ 마나님께 안부를 ㅎ”이란 댓글을 남겼다. 문 권한대행은 “시장님 고생이 많으시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라고 답했다.

문 권한대행이나 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회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미선 재판관의 친동생 이상희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으로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 황철규 변호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법인의 이사장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회 탄핵소추대리인단 공동변호인인 김이수 변호사다.

천 공보관은 “피청구인이 변론에서 본안에 관한 진술을 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재판관) 기피 신청을 할 수 없다. (헌법재판관이) 회피는 할 수 있지만 (당사자가) 기피 신청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재판관의 동생, 배우자를 이유로 회피 요구가 있다”며 “판례에 따르면 단순히 주관적인 의혹만으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으로 인정될 만큼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헌재는 예정된 탄핵 심판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헌재는 2월 4일부터 13일까지 총 4차례 변론기일을 미리 지정해 둔 상태다. 기존에 채택된 증인에 더해 새로운 증인 신문 일정도 추가했다.

국회 측이 신청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백 전 차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에 참여한 보안 전문가다.

이에 따라 ▷2월 4일(5차)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정원 전 국정원 1차장 ▷2월 6일(6차) 김현태 전 육군 707특수임무단장,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 ▷2월 11일 이상민 전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정원 차장 ▷2월 13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지난 30일 헌재에 신청한 ‘투표자수’에 대한 검증 신청은 기각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특정 선거구의 투표자수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보다 앞서 신청한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신원 미상의 투표관리관과 투표 사무원 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헌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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