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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2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상공에서 아메리칸항공의 여객기와 미군 헬기가 충돌해 67명이 전원 사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항공청이 장애인을 채용했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뉴욕타임스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무엇이 이러한 충돌을 이끌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매우 강력한 의견과 아이디어는 갖고 있다”며 “나는 안전을 가장 먼저 뒀고, 오바마와 바이든, 민주당은 정책을 가장 앞에 뒀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책임을 돌린 민주당 정책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로 불리는 차별금치 정책이다. 인종·성별·장애·성 정체성 등의 차별없이 정당한 채용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연방정부 전체에 이러한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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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장 똑똑하고 정신적으로 우월한 사람들만이 항공교통관제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며 “그러다 내가 백악관을 떠났고 바이든이 와서 심지어 전보다 더 (기준을) 낮게 변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예시로 “FAA 다양성 추진은 중증 지적, 정신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도 포함한다”며 “FAA 내 그룹에 백인 노동자가 너무 많아서 그걸을 바꾸려 노력했다는 것은 또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다양성 정책이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청각, 시각, 사지 결손, 부분 마비, 완전 마비, 간질, 중증 지적 장애, 정신 장애, 왜소증” 등의 장애인을 연방 항공청이 채용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모두 우리나라로 쏟아지는 비행기의 관제사 직책에 적합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또한 “국방부에서 DEI 정책의 시대는 지났다”라며 “우리는 항공 교통 관제에서든 장군에서든 최고의 인재를 필요로 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해당 발언 이후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의회 흑인 의원단(CBC)’은 공식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가 인종차별적인 정치적 예후를 보여주는 역겹고 수치스러운 모습에 의해 훼손됐다”며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과거 행정부의 DEI 정책을 거짓으로 비난했다. 그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공화당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