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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숨진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에 작성한 자필 일기에 가해자를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YTN이 단독 입수한 오요안나의 일기에 따르면, 지난해 7월16일 “억까(억지로 비난하는 것) 미쳤다. A는 말투가 너무 폭력적”이라며 “4시부터 일어나…(생략) 10시45분 특보까지 마침. 그 와중에 억까. 진짜 열 받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인의 자필 일기에서 언급된 A는 직장내 괴롭힘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기상캐스터로 알려졌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으며, 최근 유족들을 통해 고인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지속적인 고통에 시달려왔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공개됐다. 또 고인의 휴대전화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4인 단톡방’ 카톡 대화 내용이 찍힌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4명이며, 유족들은 지난 달 23일 A씨를 상대로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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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의 자필 일기. [YTN] |
유족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 ‘4인 단톡방’은 고인이 지난 2022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즈음 생겼다. 그 시기 이후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고인은 자신을 제외한 ‘4인 단톡방’ 대화 내용을 알게 되면서 심각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단톡방에서 4명이 본인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웃으면서 출근을 해야된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며 “그래서 수많은 구조 요청들을 주변에 해왔는데, 해결되지 않자 죽음을 결심하고 데이터(카톡, 녹음기록 등)를 핸드폰에 저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있으면 이걸 알릴 방법이 없으니까 죽어서라도 알리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MBC는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관리자에게 알린 적은 없다”며 유족의 요청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