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이야” 100만원 VS 10만원…설 양극화 심하다 했더니

설 연휴를 앞둔 13일 오전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에 과일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 설 연휴에 10명 중 3명은 100만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명절 예산’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0만원 이상’ 지출 계획이라는 응답은 29.3%(83명)로 가장 높았다.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홈페이지 방문자 2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뒤이어 ‘10만원 미만’ 지출 계획이라는 응답이 25.1%(71명)로 2위를 차지해 명절 지출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 다음으로는 ‘20만원 이상~5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18.7%(53명)로 3위를 기록했으며,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은 13.8%(39명)를 차지했다.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은 13.1%(37명)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현재의 경제 상황과 가계 재정 상태의 양극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는 높은 수준의 지출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끈다.

헤럴드DB


가성비 VS 프리미엄… ‘양극화’된 설 선물세트


올 설 명절에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대형마트는 ‘가성비’ 전략을 펼친 반면, 일부 백화점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내세웠다.

설 선물 세트 구성을 보면 대형마트는 1~5만원대 상품을 늘렸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설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상품을 38.9%로 비중을 가장 높게 구성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설 사전예약에 인기 있었던 견과 선물세트 품목 수를 50% 늘리고 물량도 30%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과일 선물세트를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준비했다. 태국 골드망고를 페루산 애플망고로 교체해 가격을 낮추고, 국내산 만감류 선물세트를 확대해 2만원대 가성비 상품으로 내놓았다.

반면 백화점들은 희소성이 높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귀한 먹거리를 엄선해 구성한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5스타’ 제품을 내놓았다. 5스타 선물 세트 가격은 최고 250만원에 달하지만 매출은 지난 설 대비 33%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바다의 보석 ‘알마스 캐비아’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한우 한 마리에서 극소량만 생산되는 특수 부위를 담은 ‘한우 미식 미트 샘플러’ 상품 등을 준비하며 최상위급 프리미어 선물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심화하는 양극화, 소득 상하위 10% 격차 2억 넘어


내수 부진과 소비 침체 등이 장기화되면서 양극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고 있다.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가구 간 소득격차는 처음으로 연 2억원을 넘어섰다.

5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득 상위 10%의 연 평균 소득은 2억105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억9747만원)보다 1304만원(6.6%) 늘며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래 처음 2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재산소득이 전년보다 459만원(24.7%) 급증하며 소득 증가를 주도했다. 근로소득은 572만원(4.1%) 늘었고 사업소득도 262만원(7.5%) 증가했다.

반면 소득 하위 10%(1분위)의 연 평균 소득은 1019만원이었다. 소득 상하위 10%간 소득 격차는 무려 2억32만원에 달한다. 이 역시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래 처음 2억원을 넘겨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득 격차는 자산 양극화로도 연결됐다. 지난해 소득 상위 10%의 자산은 16억 2895만원으로 소득 하위 10%(1억 2803만 원)보다 15억원 이상 많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소득 상위 1%가 한국의 부의 25.4%, 상위 10%는 5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50%의 비중은 5.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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