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양봉하는 아버지 연락두절”…설연휴 실종 70대, 움막서 피살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판매했다며 양봉업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전북 정읍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A씨(70대)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설을 앞둔 지난 27일 오전 정읍시 북면 양봉업자 B씨(70대)의 움막에서 그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뒤 인근에 시신을 파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B씨 아들이 지난 28일 오후 경찰에 ‘혼자 양봉을 하며 움막에 거주하는 아버지가 어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경찰은 움막에 주차된 B씨 차량의 블랙박스가 강제로 분리돼있고 배달 기사로부터 전날 누군가 움막에 왔었다는 정황 등을 확인하고 지난 29일 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B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실종 신고 사흘 만인 30일 용의자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B씨가 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판매했다고 판단해 화가 나 그의 움막을 찾아가 다툰 뒤, 자택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움막으로 와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3년 전쯤 벌통을 구매했는데, 여왕벌이 없어서 벌들이 다 날아가 버렸다”며 “다시 여왕벌을 얻으러 왔다가 B씨와 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초 범행을 부인하다가 추궁이 이어지자 경찰에 자백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움막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서 A씨가 유기한 B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실제로 2∼3년 전에 벌통 거래를 했는지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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