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0억 아파트 식당공사 중단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민원빗발
인근 동주민 “음식냄새·소음” 불만


“조식 대체 언제 먹을 수 있는 건가요?” “그냥 ‘케이터링 서비스’로 빨리 오픈하면 안 되나요?”(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민)

최근 서울 강남이나 용산 등 대표적인 부촌 아파트에서 호텔식 식음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강남 신축 아파트에서 주민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 서비스가 제공되는 커뮤니티 시설 단지 주민들이 소음 및 음식 냄새를 우려해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조·중·석식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원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개선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1획지 내 104동에서는 식당 공사가 중단됐다. 해당 동의 주민이 “식당 배기구로 인해 소음과 음식냄새가 발생할 것”이라며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식당 공사를 두고 104동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된 게 맞다”며 “조사해보니 공사가 중단돼 있어 조사한 내용을 답변서로 보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1단지를 재건축해 2023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분양 당시부터 호텔식 식사와 최초 10개 레인을 갖춘 수영 등 역대급 커뮤니티 시설로 주목받았던 곳이다. 특히 앞서 입주한 인근의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 조식뿐 아니라 하루 세 끼를 모두 제공하기 시작하자 이 아파트도 영향을 받아 조·중·석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2월에는 156㎡짜리 매물이 최고가 79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신축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중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지에서 배기 소음이나 음식 냄새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104동 주민들 역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관계자는 “2월 중 준공 승인 전까지 공사를 일시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설계 당시에는 원격지에서 음식을 조리해서 아파트로 납품하는 ‘케이터링’ 방식에 맞는 식당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케이터링 방식이 비용 대비 음식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직접조리’ 방식으로 변경해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음식을 아파트에서 직접 조리하기 위해선 큰 배기 시설이 필요한데, 104동 주민들은 이 배기 시설에서 소음과 냄새가 발생할 것을 예상해 설치 위치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입대의는 두 가지 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104동 주민들의 요구대로 배기 시설을 이전한다면 설계 도면과 달라지므로 ‘준공 승인’ 이후에야 공사가 가능하다. 식당 개장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설계안 대로 진행할 경우 냄새 저감 장치 및 소음 방지 시설이 필요해 추가적인 공사비가 따른다.

주민들의 의견도 갈린다. 한 입주민은 “그냥 ‘케이터링’ 서비스로 빨리 오픈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한 반면, 또 다른 입주민은 “케이터링은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고 단가도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민의 편의시설이 또 다른 입주민에게 불편을 제공한다면 개선 방법을 찾아서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