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김문수…재등판 신호탄 한동훈

“尹탄핵소추 과했다” 보수 밀착 洪
보폭 넓힌 吳…‘경제주자’ 강조한 劉
韓, 측근발 목격담서 “기죽지 말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속도를 내면서 여권의 시선이 보수 잠룡들에게 쏠리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 주요 주자들은 설 연휴 기간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측근발 목격담’을 띄우고 재등판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김 장관이 유력 보수주자들을 제치고 급부상한 배경에는 보수 결집 현상과 짙어진 ‘반이재명’ 정서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김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11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국무위원 전원 기립 사과’ 요구를 홀로 거부한 강성 보수 인사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홍 시장이나, 지난해 7·23 전당대회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나섰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보다 강성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김 장관의 상승세가 이례적인 보수 결집 양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지, 판을 흔들 유의미한 변수가 될지를 놓고 여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무원 출신이 아니라 ‘김문수계’까지 있었던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렸던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며 “정치를 알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에도) 침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수주자들은 연휴 기간 메시지 관리에 집중했다. 홍 시장은 29일 방영된 MBC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보수 패널로 출연해 “계엄은 내란이 아니며, 탄핵소추는 과했다”라며 기존 보수 진영의 입장을 대변했다.

오 시장은 소상공인, 의료·안전, 노인복지 등과 관련된 현장 행보로 보폭을 넓혔다. 30일에는 “지금이라도 야당은 기업 활력 지원법안을 수용해야 한다”라며 거대야당에 각종 경제·민생 법안의 처리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돌풍, 노인 빈곤 문제를 언급하며 ‘경제 주자’ 이미지를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30일 “계엄과 탄핵으로 나라가 분열과 갈등에 빠져 있지만,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라며 “경제를 살리는 능력, 이것이 다음 대통령의 자격”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25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기한 연장 불허와 관련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 구금을 즉시 해소하고 석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침묵 중인데, 여권에선 ‘전략적 침묵’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한 전 대표는 연휴 시작 전날인 24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발 목격담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초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비례)을 비롯한 소수의 친한계 지도부 출신 인사들과 만나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기죽지 말라”,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인 만큼 단단하게 잘 추슬러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만 40세가 돼 대선 출마 자격이 생기는 이 의원은 완주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완주를 목표로 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그게 아니면) 제가 당을 따로 차린 이유가 뭐겠나”라고 답했다.

김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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