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 매출 300조 재진입…반도체 첫 100조 돌파

4분기 매출 75.8조원, 영업이익 6.5조원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반도체 매출 성장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 영업익은 하락세
작년 시설투자 역대 최대 규모 53조6000억
“2분기부터 메모리 수요 회복세 전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300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3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부진에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실적 둔화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작년 4분기 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 등 비용 증가로 같은 기간 2조7000억원 줄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작년 한 해 매출은 111조1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머물러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23조원을 벌어들인 SK하이닉스와 큰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4분기 연구개발비는 10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연간 연구개발비 역시 역대 최대인 35조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4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30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세가 지속됐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로 D램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하면서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조원 줄어든 2조9000억원에 그쳐 2분기 이후 보인 하락세가 지속됐다. PC와 스마트폰 등 IT 제품의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범용(레거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Ramp-up)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은 디자인 키트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 등 기술 개발을 진행했고, 4나노 공정은 안정화된 수율을 기반으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제품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조원, 2조1000억원에 그쳤다. 다만 MX사업부의 연 매출은 작년보다 5% 증가한 11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 갤럭시 S24 시리즈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플래그십 제품 매출은 견조한 성장을 보였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도 판매 수량 및 금액이 모두 성장했다”고 밝혔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1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기록했다.

VD사업부의 경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연말 성수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4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13% 증가한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요 정체 및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으나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대형 사업이 전 분기보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4분기 매출이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소형 사업에서 스마트폰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부진을 보여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6000억원 감소한 9000억원에 머물렀다.

하만은 전장 사업의 안정적 수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디오 제품의 연말 성수기 판매 증가로 매출이 3분기보다 11% 성장한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도 반도체 사업의 약세로 인해 전체 실적의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의 경우 2분기부터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수요에 맞춰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첨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세부 투자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메모리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원이다. DS부문에 46조3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메모리 기술 리더십 확보 및 HBM 등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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