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불황이 만든 연휴 “공항만 도떼기 시장이었다” [세상&]

역대 명절 연휴 중 하루 여행객 가장 많아
출국자 지속 증가…전일 대비 5000명↑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출국수속을 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이번 설 연휴 가족과 대만 여행을 다녀온 정모(31) 씨는 인천공항에서 큰 혼잡을 겪었다. 오전 8시 출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정 씨는 수화물을 부치기 위해 체크인을 하는 데만 약 2시간을 소요했다.

체크인 후에는 또 한 번 난관이 기다렸다. 정 씨는 보안검색대의 긴 줄에서 오래 기다렸다. 정 씨는 “새벽 5~6시에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생각도 못했다”며 “사용하지 않는 출국장이 있던데 왜 열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인파가 많으니 승무원들도 같은 줄을 이용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고 토로했다.

설과 추석 등 모든 연휴를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은 여행객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 있다. ‘황금 연휴’의 막바지인데도 불구하고 출국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연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폭발사고 직후 불거진 ‘비행기 불안감’이 무색할 지경이다.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렇다 보니 체크인 카운터부터 보안검색대까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대기 줄은 물론, 공항 내 식음료점 앞에도 장사진이 펼쳐진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출국장이라도 추가로 운영해야 한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3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총 21만7412명이 오갈 예정이다. 출국자 수는 연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지만 출국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날 총 출국자 수는 9만7319명으로 하루 전인 30일(9만1960명)보다 약 5300명이 더 많다.

최장 9일 간의 긴 연휴로 이번 설 연휴에 공항을 찾은 인파가 역대 설·추석 연휴를 통틀어 가장 많다는 게 인천공항의 설명이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설 연휴 특별 교통대책기간인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0일간 총 214만1000명, 일평균 기준 21만4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설 연휴의 일평균 여객 수는 지난해 설 연휴(19만명) 보다 12.8% 증가한 규모다. 또 역대 최다 여행객 수를 기록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0만2000명)보다 6% 많은 여행객 수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출국수속을 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설 연휴가 없었던 지난해 1월의 일 평균 여객 수와 이번 설 연휴를 비교하면 올해가 약 3만명이 많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총 여객 수는 약 580만명, 일평균 약 18만700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오갔다. 이번 설 연휴 일 평균(21만4000명)이 작년 1월 하루 평균 이용객 수치보다 약 3만명을 웃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당기간 동안 여객편의 제고 및 안전한 공항운영을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특별 교통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출·입국장을 조기 오픈해 운영시간을 확대하고 보안검색대를 기존보다 확대 운영해 터미널 혼잡을 완화했다. 또 특히 체크인 안내·지원 인력을 평시 대비 117명 증가한 약 671명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보안검색대 운영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여행객 불편에 대해서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운용하지 않던 출국장은 유휴 공간에 임시로 장비만 설치한 곳”이라며 “운용할 수 있는 장비들은 아니다. 현재 운용 가능한 장비는 100%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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