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항공 운항 재개한 다마스쿠스의 흥미로운 이야기[함영훈의 멋·맛·쉼]

다마스쿠스 그랜드 모스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다마스쿠스의 고대, 중세사는 찬란했다. 지금부터 4500년전 건설된 이 도시는 이스탄불에 이어 앙카라와 함께 비잔틴 제국의 제2 도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문명은 아나톨리아의 중심도시 앙카라가 빨랐지만, 앙카라는 한동한 침체기를 겪은데 비해, 다마스쿠스의 발전은 꾸준했다.

십자군 전쟁 당시 이슬람군의 전략기지로서 엑스칼리버에 견줄만한 ‘다마스쿠스 검(劍)’이 생산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중세 동서무역의 중개지였고, 20세기초 아랍왕국의 수도였을 정도로 문화와 문물이 넘치는 곳이었다. 이슬람 시아파의 중심이기도 하다.

귀부인의 외도가 남편에게 들키기 직전 상황에서 내연남과 닭파는 소년이 장롱 안에서 벌인 닭값 흥정 이야기, 비밀경찰이 민간 사찰을 하다 도리어 감옥살이를 하는 얘기, 내용이 맞든 말든 답안지만 길게 쓰면 높은 점수를 주는 우매한 교사 이야기 등 다마스커스의 어우야담 같은 익살 풍자 에피소드 모음집 ‘파리(fly) 젖을 짜는 사람’ 스토리는 유럽과 중동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 세미픽션 옴니버스의 제목은 군에 가지 않으려 귀머거리 행세를 하다가 걸려 도피생활을 하던 중 징병관이 직업을 물을 때 일부러 바보 취급 받으려고 “파리의 젖을 짜는 사람인데요”라는 대답을 준비했던 한 청년의 에피소드에서 따왔다.

이스탄불을 허브 공항으로 삼고 있는 터키항공이 1984년 2월 첫 운항 후 2012년 4월 중단되었던 다마스쿠스 노선 운항을 최근 재개했다고 31일 밝혔다.

지금은 거대한 제국이 여러 나라로 갈라졌지만, 1500년 전 무렵 비잔틴제국을 기준으로 보면, 제1도시에서 제2도시로 가는 핵심 하늘길이라 하겠다.

이스탄불-다마스쿠스 터키항공 노선 복항식


터키항공의 이스탄불-다마스쿠스 노선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 주 3회 운항된다.

빌랄 에크시(Bilal Eki) 터키항공 CEO는 다마스쿠스 노선 운항 재개에 대해 “두 나라 간의 역사적인 유대감을 바탕으로, 다마스쿠스 노선 운항 재개는 역사 문화적 유산을 많이 가진 두 도시의 연결성을 더욱 강화하고 해당 지역의 무역과 문화적 잠재력에 기여할 것”이라며, “터키항공은 탄탄한 항공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국가들과 국민들을 연결하는 임무를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마스쿠스가 수도인 시리아는 비잔틴제국 이전 존재하던 문명국 앗시리아의 후예임을 공언하고 있다.

한편, 세계 131개국, 352개 목적지로 운항하는 터키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취항하는 항공사’로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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