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명 직원과 ‘초가성비 AI’ 개발…85년생 中 공학자에 세계가 깜짝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은 누구
컴퓨터 투자기법 연구 헤지펀드 설립
2019년 AI 딥러닝 플랫폼 부서 구성
청년 연구자들과 창업 2년만에 성과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오른쪽) [관영 중국중앙TV(CCTV) 캡처]


“미국이 기술 혁신에서 앞서가고 중국이 영원히 AI 분야에서 추종자로 남을 수는 없다.”

설 연휴 세계를 뒤집어 놓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주 량원펑(梁文鋒·40)이 지난해 한 중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설립 2년이 채 안 된 스타트업 딥시크로 세계에 AI 충격파를 안긴 량원펑은 1985년생 중국 토종 AI 공학자다. 중국 광둥성 잔장시에서 태어나 해외 유학파가 아닌 중국 공학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으며,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은 량원펑이 “대학수학을 배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량원펑은 2002년 저장대에 입학했으며,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량원펑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투자 기법인 ‘퀀트 트레이딩’을 연구했고 2015년 대학친구 2명과 헤지펀드 ‘하이 플라이어’를 공동 설립했다. 그의 헤지펀드는 2021년 최대 1000억위안(약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며 중국 양적 사모펀드 분야의 ‘4대 천왕’ 반열에 오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량원펑은 투자 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 헤지펀드 내에 AI 딥러닝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부서를 설립했고 2021년에 10억위안을 투자해 1만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A100으로 구성된 장치를 만들었다. 당시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A100을 보유한 회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량원펑과 함께 일했던 한 동료는 “그는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괴짜였고 1만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량원펑은 2023년 5월 헤지펀드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을 데리고 딥시크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 량원펑은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빅테크들보다 훨씬 적은 개발비로 그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딥시크는 창업자 량원펑을 비롯한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과 데이터 자동화 연구팀 31명이 개발을 이끌었다.

딥시크 연구인력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 경험 없이 중국 명문대를 졸업했거나 석·박사 과정 중에 있으며, 경력도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대도 20~30대 초반으로, 팀리더급도 대부분 35세 미만이다.

량원펑은 지난해 중국 IT 매체인 ‘안융’과의 인터뷰에서 AI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가 정책으로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한 것과 관련해 사용자 확대를 노리고 저가 정책을 실시한 것이 아니라며 “우리 원칙은 밑지지 않되 폭리를 취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혁신의 물결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기술 혁신에서 앞서가고 중국이 영원히 AI 분야에서 추종자로 남을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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