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함영주, 올 화두는 “AI·가상자산”

회추위,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정
3월 정기 주총·이사회 거쳐 선임
3년간 미래 신사업 발굴 총력 전망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함영주 회장이 선정됐다. 함 회장은 새 임기 동안 AI(인공지능), 가상자산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31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7일 함영주 현 대표이사 회장을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지난달 후보 선정 과정에서 함 회장을 비롯해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등 내부 3명과 외부 2명, 총 5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다면평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후보 추천, 심층 평판조회 등 평가주체와 평가방식 등을 다양화했고, 평가 방법이나 시기가 외부 후보들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외부 후보만을 위한 간담회도 열었다고 회추위 측은 강조했다.

회추위는 27일 최종 후보군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기업가정신’,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전문성과 경험 및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및 기타 역량’ 등 4개 분야의 14개 세부 평가 기준에 따라 후보별 발표(PT)를 평가했다.

회추위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잠재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함 회장이 지난 3년간 그룹 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점에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하나금융그룹 측은 전했다.

회추위 관계자는 “금융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연간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전망 평균치는 3조7741억원으로 1년 전 보다 10.3% 오를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015년 함 회장이 초대 하나·외환은행 통합 은행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6년 1조3305억원에서 2023년 3조4217억원까지 2.6배 가량 늘었다.

함 회장은 3월 말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함 회장은 향후 3년간 그룹의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함 회장은 AI(인공지능)과 가상자산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하계포럼’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STO(토큰증권시장) 등 대체 거래소 분야에서도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는 사업군을 발굴해야 한다는 생각에 인수합병(M&A)시장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첨단 산업 영역 확장을 위해 IT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회추위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3년으로 정해졌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함 회장이 연임할 시 임기를 3년까지 채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1956년생인 함영주 회장은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시작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랐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고졸 행원으로 하나은행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면서 전국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뒤 함 회장은 초대 은행장을 맡았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는 3년간 하나금융 회장으로서 조직을 이끌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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