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반도체 넘어 천연가스까지?…“믿을 건 트럼프”

딥시크 등장에 에너지 산업도 위기감 고조

전력소모 해결 가능성에 천연가스 가격↓

“트럼프, LNG 투자 공언…호재 지속” 분석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로이터]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저비용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산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입었던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력,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위기감이 번지면서 딥시크발 파장에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 없이도 AI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진 만큼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공언한 것에 비춰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中 가성비 AI 쇼크에 천연가스 가격까지 하락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추론 AI 모델 ‘R1’ 개발에 들인 돈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픈AI가 챗GPT 개발에 투자한 1억달러(약 1438억원)의 2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딥시크의 성능은 챗GPT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거대한 인프라 없이도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력 생산연료인 LNG 업계 표정은 어두워졌다. 실제로 딥시크의 등장에 따른 충격은 천연가스 시장에서 즉각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미국 천연가스(HH) 가격은 24% 하락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원 연구원은 “딥시크 효율성으로 인해 전력 소모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라며 “미국 천연가스 가격에 반영된 전력 부족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천연가스 가격에는 전력 부족 우려가 반영돼 있었는데, 딥시크 등장으로 이 거품이 빠졌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호재는 계속된다” 전망도

 

[게티이미지·챗GPT로 제작]

다만 트럼프 정권이 LNG 사업에 집중 투자를 예고한 만큼 이는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날인 지난달 20일 ‘국가 에너지 비상’을 선포하면서 천연가스 생산 및 수출 확대를 공언했다. 글로벌 3대 LNG 수입국 중 하나인 한국으로선 호재다. LNG 공급이 늘면 국내 기업들로선 더 저렴한 가격에 LNG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의 LNG 수출 장려,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메워줄 에너지원 역할 등으로 인해 (LNG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LNG를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 E&S가 LNG 발전 및 수입·유통 사업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트레이딩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업체들도 LNG선 발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3대 LNG 수입국인 한국에선 민자 발전사와 트레이딩 기업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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