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성비 AI’ 딥시크 쇼크에…전문가들 반응

“딥시크, AI 효율성에서 발전…대규모 기술혁신은 아냐”

“AI 비용절감 예견된 흐름…엔비디아 수요 줄지 않을 것”

“딥시크 비용, 정직하지 않을수도…엔비디아 고성능칩 보유 말 못해”

“중국, 수출 통제로 차세대 AI 모델 개발 더 어려워질 가능성”

 

딥시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가 공개되면서 전세계 AI 산업에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이 그간 미국이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비용에 비해 적은 인력과 투자금으로 오픈AI의 챗GPT를 뛰어넘는 AI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지난 27일 하루 만에 1조달러(약 1443조원) 증발하는 등 빅테크 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AI 전문가들 사이에선 딥시크 충격으로 미국 AI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의 가치가 사라지거나, 딥시크보다 기술적으로 밀린다고 결론짓는 것은 상당 부분 과장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딥시크가 AI 효율성의 발전을 의미하긴 해도 대규모 기술 혁신은 아니며 미국 AI 산업이 여전히 중국에 비해 주요 이점을 가진 것을 봤다고 미국 타임지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中 딥시크 vs 美 오픈AI 비교

▶10분의 1 ‘저비용’ 딥시크=딥시크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V3의 개발 비용이 600만달러(약 80억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오픈AI가 GPT-4를 개발하는데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비용이기에 AI 산업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AI 기업 인테닉의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 28일 발표한 논문에서 “딥시크의 연구진의 효율성 향상은 인상적이었지만 유일한 돌파구나 LLM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며 “AI 산업에서 지속적인 비용 절감이 예상된 가운데, 중국의 딥시크가 먼저 이 같은 흐름을 입증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의 AI 및 컴퓨팅 책임자인 레나트 하임 역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상 저렴해졌다”고 주장했다.

▶美의 대중 수출통제, 효과 없지 않아…“고비용 투자는 합리적”=미국이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을 더 촘촘히 조이는 규제를 추진했음에도 중국의 AI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엔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의 AI 모델이 나왔다는 점에서 현재 미국에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AI 산업에 유치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타임지는 “수출 통제는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에 모델을 배포하는 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딥시크와 다른 중국 기업들의 칩 제약을 고려하면 차세대 AI 모델에 발맞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AI 전문가를 인용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좋아지는 인상적인 기술적 돌파구”라며 “저가의 딥시크 AI 모델이 나왔다고 해서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

하임 역시 “딥시크는 AI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AI가 사용될수록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고비용의 투자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딥시크의 비용에 대해 정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딥시크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을 위해 성능을 낮춘 제품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번지고 있어서다.

AI데이터 기업인 ‘스케일 AI’의 알렉산더 왕 CEO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약 5만개의 엔비디아 고성능 AI칩인 ‘H100′를 소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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