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AI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권제인 기자/eyre@]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시장 점유율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저가를 포함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2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만대 감소했다.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6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달러 상승했지만, 출하량 감소를 상쇄하진 못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의 선전에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첫 AI폰으로 판매량이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에 삼성전자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다.
갤럭시 S25 플러스 ‘아이스블루’. [권제인 기자/eyre@] |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로 전년 대비 1%포인트 감소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서유럽과 미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지속 감소세다. 반면, 샤오미는 13%에서 14%로 증가해, 상위 5개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상위 5개 브랜드 안에 들지 않은 화웨이, 아너, 모토로라 등의 중국 브랜드도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포트폴리오 재정비,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 공격적인 확자응로 지난해 상위 5개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화웨이, 아너, 모토로라는 상위 10개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상위 5개 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 4분기 MX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은 25조8000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지난해 MX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의 전체 매출액은 11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조6000억원으로 18.5% 줄었다.
브랜드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
삼성전자는 ‘진정한 AI폰’ 갤럭시 S25 시리즈를 통해 올해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이날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신모델 출시 효과로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가 상승할 것”이라며 “갤럭시 S25 시리즈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MX 사업부장(사장)은 이달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현장에서 “2세대 AI폰인 갤럭시 S25는 전작 이상의 판매를 달성할 것”이라며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판매를 보이며 AI폰의 대중화를 이끌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