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3500원 내릴게요…‘상생금융’ 체감되나요? [세모금]

적자에도 보험료 인하 결단한 손보사
차 한대당 3500~7000원 수준 그쳐
“상생금융 실효성 높여야” 지적도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자 위기에도 올해 보험료를 0.8~1.0% 인하한다.[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자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보험료를 0.8~1.0% 인하키로 했다. 손해율이 오르면서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지만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발맞추려는 행보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하 폭은 1만원도 채 되지 않아, 실효성 있는 상생금융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대형 3개 손보사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2일 업계 선두로 개인용 차 보험료를 1% 인하한다고 밝혔다. 오는 3월 중순부터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가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다음 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한다. 오는 4월 초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DB손보 또한 0.8% 인하를 결정해 오는 4월 책임 개시 계약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보험료 0.5~1.0%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면 2022년 이후 4년째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이다.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1.2~1.4% ▷2023년 2.0~2.5% ▷작년 2.5~3.0% 인하됐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2400만명에 달하는 ‘국민보험’인 만큼 보험료 인하 시 보험소비자가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만약 보험료를 3%까지 인하하면 가입자 1인당 보험료는 평균 2만원 넘게 줄어든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적자기로에 놓여있어 지난해처럼 큰 폭의 인하는 어렵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롯데 등 7개 손보사의 지난해 1~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0.1%) 대비 2.8%포인트 높아졌다.

손해보험업계는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80~82% 이하로 보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약 82%, 중소형사는 약 80%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라며 “이익이 나서가 아니라 사업비를 절감해 고객에게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도 되지 않는 보험료 인하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약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차 한 대당 약 3500~7000원 정도 줄어드는 효과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상생금융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자동차보험료를 2% 내리면 업계 손해액은 4000억원 가량이다. 이 금액을 기금에 출연해 ‘적재적소에 쓰게 하자’는 얘기다. 매번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이 날 때마다 정부와 보험료 줄다리기를 할 바엔 기금에 일정 부분을 출연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에도 논의됐지만, 업계간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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