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재’ 용인 처인구 땅값상승률 전국 1위

작년 5.87% 상승…강남·성남 제쳐
2년전 삼성반도체 발표에 1억 급등



지난해의 지가변동률이 발표된 가운데 전국 평균 상승률(2.15%) 대비 2배 이상 오른 용인 처인구가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가 있는 이 지역은 서울 부동산 핵심지인 강남구보다도 지가 상승률이 높았다. 다만 이 지역 아파트는 아직 주거를 위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심밖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연간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발표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가장 지가가 많이 오른 곳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 지역으로 손꼽히는 용인 처인구(5.87%)다. 평균 지가변동률만 봤을 때 서울 강남구(5.23%), 성남 수정구(4.92%)보다 높았다.

정부는 현재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대 728만㎡(약 220만평)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반도체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준공 시기까지 최대 360조원에 이르는 민간 투자가 예정되면서 160만명의 고용과 400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처인구의 아파트들은 인근 기흥, 수지 등에 비해 절반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상권 등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2023년 3월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대에 삼성이 향후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을 설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값 급등 현상이 벌어졌다. 그해 2월 당시 3억 5000만원 전후였던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6단지 84㎡ 타입의 경우 발표 후 한달도 되지 않은 사이 1억원 넘게 급등해 4억8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용인의 A부동산 관계자는 “당시는 상승세에 계약취소가 수차례 발생할 정도였다”면서 “현재는 소문에 따라 올랐던 가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4억3000만원 전후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 처인구의 경우 대장아파트인 우미린 센트럴파크 등이 밀집한 역북동 지역이 인기 단지로 손꼽힌다. 우미린센트럴파크는 최근 전국적인 거래 절벽 속에서도 지난 11일 84타입 매물이 5억9800만원(16층)에 손바뀜했다.

A부동산 관계자는 “처인구에서는 푸르지오, 용인명지대역동원로얄듀크, 골드클래스 등이 있는 역북동 지역이 그나마 젊은 분들이 살기에 상권이 나은 편”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이제 상권이 생기는 고림동에 비해 2017년 입주한 단지들이 5000만원 정도 비싸게 거래된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2024년 3월 입주한 김량장동 용인드마크데시앙의 경우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높은 양도세율이 적용되는 탓에 현재는 매물이 잠긴 상태다. 인근 부동산들은 2026년 3~4월 이후부터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역북동에서 4~5㎞ 가까이 떨어진 고림동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신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고림지구3차 양우내안에더센트럴(2023년 2월 준공)의 경우 올해 3월 이후부터 입주가 가능한 매물이 10여 개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이 단지의 전용 84㎡ 매물 호가는 6억4000만원에 달한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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